경제·금융

괌·동남아 등 인기관광지/야간운항 많아 “위험”

◎낮시간 선진국에 뺏긴채 수익만 신경/투입기도 「끼워넣기」 예사/마닐라·방콕행 절반이상 한밤 출발괌, 사이판 등 신혼여행이나 휴가지로 각광받고 있는 동남아, 대양주를 연결하는 국내항공사들의 항공노선이 타노선에 비해 야간편수비율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야간운항은 KE801편 사고에서 보듯 기상악화나 기체고장 등의 비상상황시 대응력이 주간보다 현저히 떨어지고 조종사나 승무원들이 근무중 느끼는 피로도도 높아 대형사고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7일 8월 여객기 운항시간표에 따르면 일주일간 27편으로 편성된 괌행 비행기 가운데 24편이 하오 8시30분에 김포공항을 출발, 이튿날 상오 1시15분 이후에 괌에 도착한다. 또 사이판행은 주당 22편 중 19편이 하오 8시5분 이후 출발, 하오1시40분 이후에 목적지에 도착하도록 되어 있다. 이 지역은 특히 야간 운항시간대에 갑작스레 열대성 소나기인 스콜이 내리거나 순간적인 기류 변화가 빈발할 수 있는 곳이다. 지난 6일 괌에서 추락한 대한항공 801편 보잉 747­300B도 5일 하오 8시20분에 김포공항을 출발, 4시간여의 야간 비행을 한 끝에 6일 0시55분 목적지 인근에서 사고를 당했다. 동남아도 마찬가지다. 김포발 마닐라행의 경우 주당 총 30편이 편성돼 있는데 그중 15편이 하오 5시45분 이후에 출발하고 방콕행은 45편 중 27편이 하오 6시10분 이후에 김포를 떠나 하오 11시20분 이후 목적지에 도착한다. 게다가 이 비행기들은 주로 뉴욕 등 장거리 비행을 한 뒤 휴식없이 바로 단거리 코스인 동남아 등지로 투입되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 가령 매일 하오 8시55분 김포를 출발하는 사이판행 비행기의 경우 장거리 비행을 한 뒤 자투리 시간을 이용, 이튿날 상오 2시10분에 목적지에 도착한다. 그리고 승무원만 교체한 후 한시간 뒤인 상오 3시10분에 다시 김포로 돌아와 다른 노선에 투입된다. 특히 여름철 성수기일 때는 안전수칙을 무시한 무리한 운항으로 대형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다. 추락한 보잉 747­300B도 4일 서울∼제주를 두차례 왕복 운항하고 김포∼앵커리지도 왕복했으며 5일 다시 제주를 왕복한 뒤 괌으로 곧장 출발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괌 등의 지역은 현지공항의 수용능력 한계로 자국비행기나 선진국항공사에 노선시간을 우선 배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나라 국적기는 어쩔 수 없이 야간시간대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사정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무리한 야간운항은 여행사들이 판매하는 관광상품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관광지의 경우 노선시간을 정할 때보다 많은 승객유치를 위해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수요조사 등을 통해 미리 의사를 묻는다』며 『여행사들은 값싼 여행상품을 만들 목적으로 현지 호텔 숙박일수를 줄일 수 있는 야간노선을 선호한다』고 밝혔다.<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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