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경기의 잣대로 여겨지는 민간소비를 놓 고국내 대표적인 민간 연구기관이 뚜렷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이 내년 경제성장률은 4% 후반으로 비슷하게 예상하면서도 지표상 호전과 체감경기 회복이 병행할지에 대해선 견해를 달리하고 있는 것.
8일 민간연구기관에 따르면 최근 재경부에서 열린 '거시경제 전망 태스크포스'단기 전망팀 회의에서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은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로 각각 4.9%, 3.6%를 제시했다.
삼성연구소는 올해(3.2%)보다 1.7%포인트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 반면 LG연구원은 올해(2.8%)보다 0.8%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두 곳이 제시한 내년 전망치는 회의에 참여한 기관들이 내놓은 수치 중 각각 최고치와 최저치였다.
수출과 내수 양극화 속에서 성장률만큼이나 중요해진 민간소비 개선을 놓고 삼성은 '가시적인' 회복을, LG는 '더딘' 회복을 점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두 기관은 내년 GDP 성장률을 4.8%와 4.6%로 비슷하게 전망하고 있어 내년에는 성장의 양보다 질이 주된 이슈로 부각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硏 '가시적' 회복 = 삼성경제연구소는 고용 개선과 가계의 부채조정 마무리 등을 빠른 소비회복 전망의 근거로 삼고 있다.
이지훈 연구위원은 "지난 2003년 이후 감소세가 지속된 신용카드사와 할부금융사의 판매신용이 2.4분기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며 "가계부채 조정이 상당부분 마무리되면서 소비여력이 어느 정도 회복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내구재 판매 동향이 전체 소비의 선행지표 성격을 띠는데 최근 내구재판매가 매우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들어 취업자수가 40만명 가까이 늘었고 내년에도 비슷한 규모의 취업자수 증가가 예상되는 등 고용개선 전망도 밝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은 "`8.31 부동산 종합대책' 입법 이후 부동산시장이 하락하더라도소비 위축을 초래할 만한 정도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LG硏 '완만한' 회복 = LG경제연구원은 구매력 증가가 나타나고 있지만 최근 2∼3년간과 비교할 때 뚜렷한 모멘텀이 있다고 평가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신민영 연구위원은 "실질임금증가율과 취업자 증가수는 올해와 비슷한 가운데 8.31 부동산 대책으로 일부 자산감소 효과와 보유세 증가에 따른 가처분소득 감소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계부채 조정도 가계대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증가세가 둔화하는 것이어서 소비에도 '중립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 주식시장도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되나 증시 활황에 따른 소비증가 효과는 예전보다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내년 민간소비는 완만한 회복에 그칠 전망"이라며 "이 또한 지난 2∼3년간 침체를 겪었던 기저효과가 커 소비회복을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