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한국의 베이비부머 황금연못을 찾아나서다] 황혼의 사랑은 늙지 않는다

젊은이보다 약하지만 성적 욕구 존재<br>美선 75~85세 男 40% 성생활 즐겨<br>노인 성문제 건전한 차원서 접근 필요


"먼저 간 아내에게는 미안하지만 지금의 새 아내를 만나 제2의 인생을 얻었습니다." 7년 전 아내와 사별하고 지난해 재혼한 김모(63ㆍ서울 강남구)씨는 쓸쓸한 노후를 황혼의 로맨스로 승화시켰다. 노부부가 금실 좋게 살다가 한날 한시에 세상을 뜬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남편과 아내를 저 세상으로 먼저 보낸 뒤 홀로 남은 노인에게 외로움과 성(性)에 대한 고민은 말 못할 사연으로 남는다. 하지만 노인들도 사랑을 갈구한다. 젊은이보다는 약하겠지만 성적인 욕구도 존재한다. 실제로 최근 미국의 75~85세 남성 중 40%는 여전히 성생활을 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영국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대의 한 조사에서 75~85세 남성 중 38.9%가 여전히 성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비율도 16.8%였다. 또 현재 55세인 남성과 여성은 앞으로 각각 15년과 10년6개월간 성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결과도 내놓았다. 성에 대한 욕구는 노년기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실화를 소재로 70대 노인들의 뜨거운 사랑을 다룬 영화 '죽어도 좋아(2002년)'도 이러한 사실을 여과 없이 보여줘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홀로 된 노인에게 성 문제는 불편한 진실이다. 고민을 털어놓을 곳도 마땅찮고 해소할 방법도 없다 보니 이른바 '박카스 아줌마' 같은 성매매가 이뤄지기도 한다. 조성태 서울메트로 종로3가역 부역장은 "요즘도 종묘 일대와 종로3가역 주변에선 속칭 박카스 아줌마들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며 "이들의 연령대는 60~70대 할머니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성 욕구의 분출이 음성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성병에 노출되는 노인도 적지 않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성병 진료를 받은 환자(3,187명) 중 60세 이상 노인은 110명으로 전체의 3.5%를 차지했다. 문두건 고려대 비뇨기과 교수는 "성욕은 인간의 기본욕구라서 노인에게도 매우 중요하다"며 "혼자 해결할 수 없다 보니 박카스 아줌마 같은 경우에 노출돼 병에 걸리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의약품조사기관 IMS헬스데이터에 따르면 2009년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규모는 862억원으로 전년도 780억원보다 10.3% 성장했다. 올해는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황승현 복지부 노인정책과장은 "노인 성문제를 건전하고 정상적인 방향으로 보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정부는 인구보건복지협회에 위탁해 노인들의 미팅도 주선하고 성과 관련된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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