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비행기에는 대체인력 투입 안되나?

아시아나 조종사파업 사흘째인 19일에도 결항이 계속되자 여름 휴가철 여행객의 불편이 잇따르는 등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철도ㆍ지하철ㆍ버스 파업 등 대중(大衆)을 상대로 한 운송사업 부문에서파업이 일어나면 대체인력이 투입돼 운항이 조기에 정상화되는 반면 유독 항공 부문만 `속수무책'인 상황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항공운송사업의 특성상 조종사 양성ㆍ수급이 탄력적이지 않아 조종사가 파업을 하면 즉각 투입이 불가능한데다 항공업은 버스나 철도처럼 공익사업이나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되지 않아 대체인력 투입도 제한되기 때문.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정기노선여객운수사업ㆍ공중위생 및의료사업ㆍ은행 및 조폐사업 등은 공익사업으로, 철도(도시철도)ㆍ수도ㆍ전기ㆍ가스ㆍ석유정제 및 석유공급사업 등은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돼 있다. 이렇게 지정되면 불법 파업이 일어날 경우 대체근로가 허용돼 대체 인력을 투입,파행을 정상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항공운송사업은 공익(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돼 있지 않아 대체 인력 투입이 불가능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조종사가 파업에 들어가면 파업 비참가자의 업무가 과중돼 장기적으로 파행운항이 불가피하다. 특히 아시아나 조종사 파업은 적법 절차를 거친 합법적인 파업이기때문에 설사 대체인력 투입이 가능하다해도 그 명분이 약할 수밖에 없다.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조종사도 아무 노선에나 투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조종사는 기종ㆍ노선별로 심사를 받아 운항하기 때문에 B747 기종의 운항자격을가진 조종사가 다른 기종을 조종하려면 일정 기간 교육이 필요하다. 조종사의 정년은 항공법에 상한선이 만 60세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퇴직자를 운항에 투입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외국인 조종사를 늘리는 것도 국제 인력시장의 수급을 감안할 때 단기간에 확충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아시아나 조종사노조의 경우 이번 파업에 돌입하면서 사측에 `외국인 조종사 채용 동결 및 채용시 노조 동의'를 주장, 외국인 조종사의 진입을 사실상 극도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조종사들이 대체 인력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극단적 수단인파업을 동원한 것은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한다. 대화로 문제를 풀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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