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펀드 환매 강도 높아져…마지막 물량 털기?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접근하면서 펀드 환매강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환매압력을 못이긴 투신권이 차익매물을 쏟아내며 주가도 주춤거리는 모습이다. 증권업계는 그러나 올 들어 국내주식형펀드에서 이미 17조원이 빠져나간 걸 감안할 때 남은 환매물량이 2,000선 돌파의 발목을 잡진 못할 것으로 봤다. 오히려 주가가 2,000선에 안착한 뒤 경기회복과 맞물려 강한 상승곡선을 그린다면 내년부터는 신규자금이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으로 국내주식형펀드에선 5일째 순유출이 지속되면서 1,576억원이 빠져나갔다. 5일간 누계로는 6,936억원이 순유출 됐다. 국내주식형펀드에서 5일 연속 순유출이 지속된 건 11월초(9일 연속) 이후 한달 만이다. 펀드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투신권도 7일째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이날 투신권은 2,414억원 어치 주식을 팔아 지난달 12일(5,577억원) 이후 가장 많은 순매도 물량을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앞으로도 지수 마디에 근접할 때마다 펀드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이 이어지겠지만, 과거에 비해 절대적인 규모가 줄어든 만큼 펀드환매 물량이 주가상승에 걸림돌이 되진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코스피지수 1,900 이상에서 들어온 환매 대기물량을 약 9조~10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날(10일) 지수가 하락한 것도 최근 시장을 주도하는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선 게 1차적인 원인이라면, 펀드환매는 2차적인 이유였다는 설명이다. 다만 펀드환매가 마무리되기 위해선 신규자금이 유입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주가가 2,000을 돌파한 뒤에도 강하게 오를 것이라는 신호가 나타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펀드자금이 대거 증시에 몰렸던 과거 2차례의 기간을 분석해봤을 때 1차 유입기(2005년 6월~2006년 1월)의 경우 7개월간 코스피가 990에서 1,400으로 오르는 동안 주가수익비율(PER)은 7배에서 10배로, 금리(국채 3년물)는 3.7%에서 5%로 상승했다. 이 기간 국내주식형펀드 설정액은 12조원에서 30조원으로 늘었다. 또 2차 유입기(2007년 4월~2007년 11월)에는 코스피가 1,500에서 2,000으로 상승할 때 PER가 11배에서 13배, 금리가 3.7%에서 5.1%로 상승했으며, 펀드 설정액 규모는 37조원에서 70조원으로 증가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펀드투자자들은 주가, PER, 금리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일 경우 경기회복을 확인하고 펀드에 투자하는 후행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며 “지금은 강도가 줄어든 매도물량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가운데 공백기를 보이고 있지만, 내년에 주가가 강하게 오르는 것이 확인된다면 신규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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