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죽느냐 사느냐

제8보(101∼120)



쌍방이 필사적이다. 흑은 어떻게든 안형을 갖추려고 부심하고 백은 한사코 그것을 저지하고 있다. 백8까지는 필연이었다. 일방적으로 탈주하던 이세돌이 여기서 돌아섰다. 흑9로 급소를 찌르면서 되묻는다. 그대로 못 살았잖아. 너무 기분내지 마셔. 흑11로 사납게 몰아붙인다. 계속해서 흑13으로 야멸차게 괴롭힌다. 백14는 유일한 타개책. 흑15로 끊은 것은 정수. 이 수로 참고도1의 흑2에 끊어 상변을 몽땅 차지하려 하는 것은 과욕이다. 백5로 끊기면 중원쪽 흑대마가 위험하다. 흑17이 너무 심했다. "쉽게 마무리할 기회를 놓치네요. 이세돌도 조금 흥분한 모양입니다."(윤현석) 흑17로는 20의 자리에 물러서는 것이 간명책이었다. 참고도2의 흑1이 그것인데 백은 2로 따내고 6으로 사는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코스였으면 흑이 쉽게 이기는 바둑이었다. 실전은 강동윤이 18로 연결하며 강인하게 버티자 조금 시끄럽게 되었다. 백20이 수상전의 급소로 클로즈업되었으니…. "누가 유리한 수상전이지?"(필자) "얼핏 보기에는 백이 맨땅에 헤딩하는 것 같은데…."(윤현석) "하지만 흑도 장담할 수는 없어요. 이곳 전투가 끝나면 바둑도 끝날 겁니다."(백홍석) 흑대마가 잡히면 물론 백의 승리일 것이다. 흑대마가 살면 무조건 흑의 대승일 것이다. 흑이 산다면 백의 진영을 모조리 초토화시키면서 살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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