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이상형이 아닌 이성에게 끌리는 건 왜

■ 친절한 과학책(이동환 지음, 꿈결 펴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만의 이상형이 있다. 그런데 때때로 전혀 이상형이 아닌 이성에게 끌리는 경험을 한다. 지금까지 이상형과 결혼한 사람은 몇이나 될까? 과학은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답은 이렇다. 사람들은 시각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사실상 우리의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후각이다. 특히 여성은 임신 가능 기간에 평소보다 후각이 더욱 발달하게 되는데, 여성은 이 특별히 발달한 후각을 통해 자신과는 면역체계가 다른 이성을 판별한다. 자신과 다른 면역체계를 가진 이성과 결합했을 때 보다 다양한 면역체계를 가진 후손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각적으로 이미지화돼 있는 '이상형'에서 벗어난 이성에게 끌리기도 하는 것이다.


'친절한 과학책'은 이처럼 사소한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아이러니한 일들이 비롯된 원인을 과학에서 찾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과학을 통해 '작은 것'들의 의미를 재발견하도록 도와 삶을 더욱 깊이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끈다. 과학이 단순한 지식에 머물 때 그것은 어렵고 난해한 대상에 그치고 만다. 하지만 과학과 일상이 연결될 때 과학은 살아있는 지혜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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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애당초 과학 전공이 아니었다.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했으며 한때 잘나가는 IT 컨설턴트였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참 무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대학원까지 20년을 공부했지만 세상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너무도 적었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책을 파고들었고 특히 자신에게 약점인 과학에 집중했다. 저자는 10년동안 1,000여권의 과학서적을 독파했다고 한다. 과학 공부는 하면 할수록 재미있어졌다. 컨설턴트의 경험을 살려 과학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이윽고 여기저기서 딱딱하고 어려운 과학책을 쉽게 소개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느새 그는 '과학 전문 북 칼럼니스트'가 됐다. 2010년부터는 기존 직장을 그만두고 아예 책을 소개하는 일을 업으로 삼았다. 방송출연뿐만 아니라 대학교와 도서관에서도 강연을 시작했다.

'친절한 과학책'은 고군분투하며 과학을 독학했던 저자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이 책이 '친절한' 이유는 과학의 장벽을 누구보다도 저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한다. 일반인에게 과학책의 핵심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과학자와 과학 전공자들이 선호하는 전문용어를 버려야 했다. 과학을 과학으로 설명하지 않고 과학을 일상의 소소한 에피소드와 사건들과 연결해서 들려주는 그만의 방식은 이렇게 탄생했다.

만4,800원.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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