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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락하는 도시 재생으로 활로 찾자] <3> 민간 재생역량 파트너십 키워라

프랑스 베르시 계획 단계부터 주민 참여… 명품 주거지로 탈바꿈<br>공공역할 강화해 민관 협력관계 재정립하고<br>日 UR도시기구 같은 조정 시스템 도입 필요

영국 런던 코인스트리트 이웃센터(주택협동조합아파트 팜 하우징 ). 사회적 기업인 코인스트리트 커뮤니티 빌더스(CSCB) 가 중심이 돼 진행한 영국 런던의 코인스트리트 도시재생사업은 지역주민의 역량이 도시재생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사진제공=CSCB

프랑스 파리 동부 12구의 베르시(Bercy)지구는 용도를 다한 와인 공장·창고 유휴지를 대규모 공원과 주거단지, 스포츠시설로 탈바꿈시켜 도심 내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았다. 지난 1998년 베르시지구 정비가 끝나자 12구청은 2006년부터 인근에 위치한 베르시-샤렝통지구에 대한 재생을 추진 중이다. 오는 2030년 사업이 끝나면 70만㎡의 부지에 다양한 주거시설과 호텔·상업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프랑수와 펠레그리 12구청 도시계획 전문위원은 "베르시-샤렝통지구 재생계획 수립과 추진 과정에서 지역주민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고 대부분 반영됐다"며 "도시재생의 성패는 지역주민의 참여와 역량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민간이 주도하는 국내 도시재생사업에서 공공의 역할을 강화해 협력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외국의 성공적인 도시재생사업 사례를 보면 민간과 공공 사이에서 이들의 협력을 적절하게 이끌어낼 수 있는 조직이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이 같은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UR도시기구, 미국의 민간 커뮤니티재단, 영국의 다양한 도시재생회사들이 좋은 사례다. 아울러 다양한 방식의 도시재생사업을 위해서는 민간의 재생 역량을 더욱 키워나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쿄 오테마치지구의 연쇄형 개발=일본 도쿄 지요다구 오테마치지구 개발사업은 2006년 사업이 본격화된 후 1·2차 재개발사업이 완료됐으며 현재 3차 개발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오테마치지구 개발사업은 정부합동청사가 이전하면서 발생한 이전 적지와 주변의 노후된 오피스빌딩 밀집지역을 정보화·고도화 사회에 맞게 재생하기 위해 시작됐다. 오테마치 개발사업의 특징은 한번에 모든 땅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연쇄형 개발사업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도쿄도와 지요다구는 국유지인 기존 정부청사 부지를 일본의 도시재생 전담조직인 UR도시기구에 유상으로 넘기고 UR는 우선 1차 구역으로 지정된 정부청사 부지에 오피스빌딩 2개 동을 건설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1차 구역 사업이 완료되자 UR는 2차 구역 내 기업을 완공된 1차 구역 빌딩에 입주를 시키고 2차 구역 개발에 들어갔다. 2차 구역 사업도 지난해 마무리돼 3차 구역 기업들이 입주한 상태다. 이런 식으로 일부 구역을 우선 개발한 뒤 향후 개발 예정지에 있는 업체를 개발이 완료된 건물에 입주시키면서 점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바로 공공과 민간의 파트너십이다. 오테마치 개발사업에서 UR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주도적인 역할은 역시 민간이 하고 있다. 대신 사업 초기부터 모든 민간지주들은 물론 도쿄도와 지요다구, 도시재생본부와 도시재생기구가 추진회의를 구성해 협의를 통해 문제점을 최소화해나갔다. 미야자와 팀장은 "UR는 보행로나 도로, 토지구획사업 등 기본적인 틀을 제공하고 사업의 코디네이터로서만 역할을 할 뿐"이라며 "사업비 조달은 민간의 몫이며 UR와 민간이 리스크를 분담하면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런던 중심지로 부활한 코인스트리트=영국 런던 템스강 남쪽 사우스뱅크에 위치한 코인스트리트는 제3 섹터인 '사회적 기업'이 도시재생을 주도한 특별한 사례다. 공장 밀집지역이었던 이곳은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함께 쇠락했다. 하지만 워낙 입지가 좋아 부동산개발업자들이 호텔과 고층빌딩을 짓기 위해 부지매입에 나섰고 대규모 개발로 인한 집값 상승으로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됐다. 결국 주민들은 1977년 '코인스트리트 액션그룹'을 결성, 지역 지키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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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지역을 지키기 위한 계획안을 런던시에 제출하는 한편 1984년 코인스트리트 액션그룹의 후신인 '코인스트리트 커뮤니티 빌더스(CSCB)'라는 사회적 기업을 중심으로 기금을 모아 해당 부지를 매입했다. CSCB의 활동 범위는 매우 다양하다. 멀베리·팜·레이우드·이로코 등 4개의 주택협동조합을 설립해 220가구 규모의 집을 지어 공급하고 지역주민의 생활편의를 위해 상점과 식당·갤러리·바도 조성했다.

코인스트리트의 재생은 처음부터 끝까지 지역주민 주도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일본 나가하마시의 ㈜구로카베처럼 지역재생을 추진하는 '제3 섹터'인 사회적 기업을 중심으로 지역주민의 역량이 도시재생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레인 턱케트 CSCB 이사회 총무는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사업을 주민들이 직접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진행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일자리가 늘어나 지역경제 활성화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며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계속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행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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