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의 부실 및 자본잠식 규모가 최악의 상황은 면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글로벌 회생방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회생은 SK와 채권단이 어느 선에서 출자전환 규모를 결정, 분담하느냐에 달려있다. 하지만 출자전환 분담이란 글로벌 부실을 직접 떠안는 것을 의미해 양측이 초반부터 샅바 싸움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채권단, `50:50 분담`원칙= SK글로벌의 자본잠식이 4조2,000억원 대임을 감안할 때 최소 3조원 이상의 출자전환이 이뤄져야 글로벌이 정상화의 첫 발을 뗄 수 있을 것으로 금융권은 예상하고 있다.
채권단은 글로벌 출자전환은 채권단과 SK가 각각 50%씩을 떠안아야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는 SK㈜를 비롯, SK그룹이 출자전환에 참여하는 금액만큼만 채권단도 희생(출자전환)하겠다는 의사다.
채권단 운영위 고위 관계자는 “SK측이 최근 매출채권 가운데 7,000억원 정도는 출자전환이 가능하다는 뜻을 전해왔다”면서 “채권단 입장에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 받아 들일 수 없다고 SK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출자전환 금액은 SK와 채권단이 기본적으로 50:50으로 분담하게 될 것”이라면서 “SK가 7,000억원만 출자전환에 참여한다면 채권단 역시 그 정도 밖에 할 수 없는 데 이 정도로는 글로벌을 회생시킬 수 없다”고 수용불가 이유를 설명했다.
채권단은 SK㈜가 매출채권 1조5,000억원 전액을 출자전환하면 글로벌 채권 총 6조6,000억원 가운데 3조원을 출자전환할 수 있다는 의사도 밝혔다. 다만 50:50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나머지 1조5,000억원은 상환우선주 형태로 출자전환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SK, `채권 보유한 만큼` 부담= SK㈜ 등 SK측은 글로벌 출자전환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소극적이다. SK글로벌 정상화 추진본부는 SK㈜가 글로벌 출자전환을 고려하고는 있지만 금액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정상화 추진본부 고위 관계자는 “ 채권단에 7,000억원의 출자전환을 제시한 적도 없다”면서 “7,000억원 조차 SK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인데 채권단이 1조원 이상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출자전환과 관련, 주주들을 설득할 수 있는 합리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면서 채권단과 SK가 글로벌에 대해 보유한 채권 비율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 채권단이 총 6조6,000억원의 채권 중 2조원을 출자전환하면 30%정도를 전환한 것이므로 SK도 1조5,000억원 가운데 30%인 4,000억~5,000억원 가량을 출자전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아직 협상 초반이라 양쪽의 격차가 큰 것 같다”면서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양쪽의 분담 비율이 좁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