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루슨트, 투자등급 추락위기

부채과다·자회사 기업공개 난항등 겹쳐-정크본드 하락불가피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루슨트 테크놀로지가 부채과다 및 자회사 기업공개(IPO) 난항 등으로 신용등급이 정크본드 수준으로 추락할 위기에 처했다. 60억달러 이상의 채무를 안고 있는 루슨트는 광 네트워킹 사업부문인 '아게레 시스템스'를 증시에 상장시켜 70억달러를 조달, 채무를 상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증시침체로 상장일정이 2번이나 연기되고 공모가마저 절반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상황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달 이 회사 투자등급을 정크본드보다 겨우 한 단계 높은 'BBB-'로 강등한데 이어 22일에는 아게레 IPO가 실패할 경우 추가하향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투자등급이 정크본드 수준으로 하락하면 회사채 신규발행이 어려워지고 기존 발행 채권에도 가산금리가 적용되는 등 기업경에 치명적인 타격을 미치게 된다. 루슨트사는 22일 주당 12~14달러로 예정됐던 아게레의 신주 공모가를 6~7달러로 낮추고 IPO시기도 다음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공모에 내놓는 주식수는 5억주에서 6억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루슨트가 IPO를 통해 거둬들이는 차익은 70억달러에서 42억달러로 급감하게 돼 IPO 이후에도 20억달러 가량의 빚이 그대로 남게 될 전망이다. 시장에선 이런 조건마저 성사여부가 불투명하다는 회의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술주 중심으로 나스닥지수가 4% 가량 폭등한 이날 증시에서 루슨트주가는 오히려 3% 가량 하락하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S&P의 브루스 하이먼은 "아게레 IPO가 실패하거나 3월 이후로 연기되면 루슨트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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