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IMF 후임총재 선출 난항

피셔부총재 과도체제 예상국제통화기금(IMF)이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미셸 캉드쉬 총재 후임자를 물색하지 못해 스탠리 피셔 수석부총재의 과도체제로 넘어갈 공산이 높아졌다.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유럽이 차지해 온 IMF 총재자리를 놓고 유럽 각국이 아직 후임자 문제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과도체제가 지속될 경우 지도부 공백으로 인해 새로운 금융위기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IMF 총재 후보로는 독일이 강력하게 밀고 있는 카이오 코흐베저 독일 재무차관이 유일하게 거론되고 있다. 프랑스는 아직 신뢰할 만한 후보자를 내세우지 않으면서 독일측 후보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보이고 있다. 또 IMF의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미국은 더 고위급 인사가 후보로 선택되기를 희망하고 있어 현재 거론되는 인물들을 탐탐지 않게 여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미스터 엔」으로 알려진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대장성 재무관을 후보로 지명하고 그동안 유럽의 기득권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프랑스는 최근 세계무역기구(WTO)와 유럽중앙은행(ECB)이 후임 총재 선출 문제로 기관의 신뢰도와 효율성이 심각하게 손상된 점을 감안해 독일측 후보에 대한 반대입장을 누그러뜨릴 가능성도 있다. 특히 IMF 총재 선출이 각국의 국내 정치사정과 맞물려 자국 출신을 밀거나 특정국가 출신이 선임되지 못하도록 막는 등 치열한 물밑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후임자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캉드쉬 총재 퇴임전 마지막으로 열리는 다음주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담에서는 IMF 총재 후임자 선정문제가 거론될 것이 확실시 된다. 그러나 EU 외무장관들이 코흐베저 독일 재무차관에 합의하거나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더라도 일단 피셔 수석부총재가 최소한 몇달간 직무대행으로 근무해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또 IMF에 정통한 관리와 분석가들 사이에는 IMF를 과도적으로 이끌고 갈 사람으로 피셔 부총재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태는 지난 98년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의 총재직 공백사태와 러시아 및 아시아 금융위기 상황이 맞물렸던 시기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EBRD는 후임 총재 선임이 늦어져 찰스 프랭크 부총재가 7개월간 직무대행을 했고 그해 8월 러시아가 루블화를 평가절하했을 때 호르스트 쾰러가 총재에 선임되는 우려곡절을 겪기도 했다. 이형주기자LHJ30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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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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