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 경선전 사퇴” 강력요구/주류비주류 경쟁구도 새국면/5인연대 「단일후보」엔 회의론신한국당 내의 경선구도가 이회창 대 반리연대로 본격적인 틀을 갖춰가고 있다.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로 꼽히는 이회창 대표가 참석을 거부, 불참한 가운데 대선예비 주자인 박찬종·이홍구·이한동 고문과 김덕룡 의원, 이인제 경기지사가 지난 18일 국회에서 회동함으로써 신한국당의 경선구도가 이대표 대 반리연대로 갈리는 시발점이 됐다는 것이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또 19일에는 5인과 함께 최병렬 의원까지 가세한 대선주자 6명의 대리인이 함께 당헌당규 개정 설명회에 참석, 이대표 사퇴와 전당대회를 8월 중순∼9월19일 사이로 연기하자고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반리연대의 힘을 과시했다. 특히 이같은 반발은 당초 21일 당무회의를 통해 당헌당규개정위원회를 마감, 경선의 틀을 마련하겠다는 이대표진영의 의도와는 전면 배치되는 것으로 앞으로 파란이 예상된다.
5인회동과 이에 뒤따른 반리 라인의 급속한 형성으로 신한국당 내의 역학관계는 예측불능의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이에따라 신한국당 내의 경선구도는 이대표를 중심으로 한 주류와 5인회동의 반리연대가 어떻게 범민주계모임인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를 끌어안느냐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대선주자 모임을 거부한 이대표측은 7월 전당대회를 강행할 경우 발생하는 조직적인 반발 등의 후유증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으며 대표직 고수문제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방어논리를 갖춰야 한다. 그동안 이대표의 독주에 대해 각 주자가 가지고 있던 불만의 목소리가 5인 회동으로 집결됨에 따라 이대표가 스스로 부담을 방치한 셈이다.
이대표는 19일 아침 당직자 회의를 통해서도 『경선과정이 정권재창출을 위한 반목의 장이 아닌 화합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 5인회동에서 요구한 경선연기 등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
그렇다고 5인 연대가 일사불란한 일체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주자들마다 대선출마에 뚜렷한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후보축약은 몰라도 반리연대를 한 축으로 몰아 단일 후보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이 점에 있어서 지난 92년 대선당시의 반YS 7인위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즉, 92년만 하더라도 반YS진영에 있어 대선후보로 강력히 나섰던 사람은 이종찬 의원뿐이었지만 5인연대의 경우는 각 주자가 모두 대선참여를 강력 희망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세를 결집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경선 전까지 5인 연대가 다른 예비주자를 포함한 포괄적인 반리 연대로 존속하다가 막판에 가서 극적으로 한 후보를 지지하는 입장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상도 없지 않다.
앞으로 정발협의 움직임이 정국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도 이처럼 반리진영의 복합성에서 기인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세론을 펼치고 있는 이대표 진영에 정발협이 기울 경우 더 이상 논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나 정발협이 5인 중 한사람이나 다른 주자를 대선후보로 옹립할 경우 무게중심이 급속히 쏠리면서 혼전양상이 전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18일 회동과 19일의 당헌당규 개정설명회로 구체화된 반 이회창연대는 신한국당 내의 경선구도에 또다른 변수로 작용하기 시작한 만큼 앞으로 경선이 이루어지기까지 세다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온종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