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MS 도입 효과 톡톡…전기 먹는 하마서 절약 선두주자로<br>일반 대형복합서비스건물 보다 에너지효율 20~25% 이상 높아<br>전시장 전구 모두 LED로 교체… 바닥 카펫도 걷어내 조도 높혀<br>국내외 에너지절감업체와 공동 필드형 스마트그리드 개발 나서
| 코엑스는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를 통해 실시간으로 최적화된 에너지사용을 추진하고 있다. 코엑스의 중앙관제센터에서 한 직원이 BEMS에 나타난 에너지 현황을 체크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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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유동인구 12만명. 연면적 70만㎡, 입주사 1,000여곳. 연간 2,500회의 콘퍼런스가 열리고 가동 중인 엘리베이터만 82대에 달한다.
국내 전시장의 메카이자 서울 강남 쇼핑몰의 대명사인 COEX의 위용이다. COEX는 지상과 지하로 트레이드타워와 아셈타워∙ 코엑스센터∙ 코엑스몰 등을 운영하고 있다.
덩치에 걸맞게 COEX의 에너지 사용량은 엄청나다. 지난해 COEX의 전기사용량은 1억3,100만㎾. 강원도 양구군 전체의 사용량과 맞먹는다. 건축물로서는 국내에서 인천국제공항과 롯데월드에 이어 세 번째로 에너지 사용이 많은 곳이다.
'궁즉통(窮卽通∙ 궁하면 통한다)'이라고 했던가.
COEX에는 전기 사용량이 많은 만큼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와 설비들이 즐비하다. 하루 12만명이 COEX에 들리지만 실제로 이곳이 에너지 절약의 종합전시장이라는 또 다른 사실을 아는 이는 소수이다.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은 COEX를 에너지 절감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게 한 일등공신이다.
지난 11일 COEX 1층에 위치한 중앙관제센터.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치 전력거래소에 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대형 전광판에는 실시간으로 COEX가 위치한 서울 삼성동 일대의 온도와 습도가 체크된다. 실시간 전력이나 가스요금 분석을 통해 어떤 에너지원으로 냉난방을 하는 게 유리한지 시스템이 자동으로 알려주는 화면이 정면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당일이나 당월 에너지 사용량이 어떤지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유택연 COEX 기술지원팀 부장은 "자체 개발한 이 시스템은 강원랜드와 송도컨벤션센터, 강남 공항터미널 등에도 이미 보급했다"며 "대형 건물의 에너지 사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최적화하는 데 매우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매년 200회 이상의 산업전시회가 진행되는 전시장에도 에너지 절약이 숨어 있다. 지난해 COEX 측은 전시장 내 전구를 모두 LED로 교체했다. 전시장 바닥에 깔린 카펫을 걷어내고 대신 콘크리트를 10번 이상 연마해 반질반질한 상태로 만들었다. 덕분에 조도가 한층 높아지고 내부 공기도 좋아졌다. 이는 곧바로 에너지 사용량을 25%나 줄이는 효과로 이어졌다.
COEX의 지하 1층은 냉난방기 등 주요 설비기기들이 꽉 차 있다. 7,000㎡의 공간은 '에너지플랜트'로 불린다. 에너지플랜트 옆에는 삼성동 일대에 전기를 공급하는 선릉변전소까지 들어와 있다. 에너지 사용량이 많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 받기 위해서다. 환절기 때는 열교환기를 통해 냉난방기를 돌리지 않고도 외부와 내부 공기의 온도 차를 이용해 냉난방을 한다. 하루 1,000만원의 절약효과를 보고 있다. 아울러 여름철에는 빙축열 시스템을 통해 전기요금이 쌀 때인 심야시간대에 얼음을 얼려 놓고 전기요금이 비싼 낮 시간대에는 얼음을 통과해 시원해진 공기로 냉방을 하고 있다.
발길을 돌려 COEX 건물 1층 앞마당으로 나와도 에너지 절약 기기들이 눈에 띈다. 바로 풍력을 이용한 가로등과 전지판이 태양을 따라 자동으로 움직이는 태양광 가로등이 10여개 설치돼 있다. 특히 이 지역은 빌딩들로 둘러싸인 탓에 도심의 빌딩 사이로 강한 바람이 불어 풍력을 사용하기 제격이라는 게 COEX 측의 설명이다.
'자린고비'를 방불케 하는 에너지 절감으로 현재 COEX는 일반 대형 복합 서비스 건물보다 에너지효율이 시설마다 20~50% 이상 높아 최고 효율을 자랑하고 있다.
이는 곧 에너지 비용 절감으로 이어졌다. COEX는 지난해 전기 등 에너지요금으로 152억원을 지출했다. 전년보다 8억원이나 절감한 수치다. 특히 '아티움'이라는 6층의 뮤지컬 전용극장을 새로 가동하고도 얻은 실적이다. 실제로 COEX의 경우 연면적이 2007년 69만6,000㎡에서 지난해에는 70만1,000㎡로 늘었지만 전기사용량은 되레 줄어들었다.
'전기 먹는 하마'가 에너지 절약의 선두주자로 탈바꿈한 셈이다. COEX는 에너지 절감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지식경제부로부터 에너지절감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신윤균 COEX 서비스지원본부장은 "COEX는 한마디로 매일매일 에너지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라며 "BEMS를 포함해 국내에서 각종 에너지 절감 시설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COEX는 회사 내 에너지 절감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현재 세계적인 에너지절감 업체인 슈나이더 및 국내 제조업체 등과 함께 연구그룹을 만들어 '필드형 스마트그리드'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에너지정책의 복합광역망을 구축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려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