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코스닥과열 거품 재현 우려

온종훈 기자<증권부>

“기업의 내용은 묻지도 않습니다. 남이 사니까 나도 산다는 전형적인 ‘묻지마 투자’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연초부터 가파르게 진행되는 코스닥 랠리로 여의도 증권가가 한창 들떠 있다. 지난 2001년 1월 이후 만4년 만에 맛보는 상승장인데다 과거 벤처 거품 시기였던 99~2000년에 손해를 봤던 개인들까지 본격 가세하면서 흥분은 고조되고 있다. 불과 한달도 안돼 주가가 배 이상씩 오른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과거의 손해도 만회하고 또 수익을 내기 위해 시세의 폭주를 따라잡는 데 여념이 없다. 이때문에 지난해 말 줄기세포주에서 시작한 테마주는 환경ㆍ정책관련주,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에서 와이브로(무선인터넷)까지 순환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재료만 있으면 확대해석하고 무조건 사놓고 본다는 식으로 접근하면서 테마주들이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중금리가 지나치게 낮아 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코스닥 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는 있지만 최근 코스닥 주가 흐름은 여러모로 보아 지나친 감이 있다. 전체의 20% 가까이 상한가를 기록하는가 하면 상승종목이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날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나친 시세급등으로 감리종목으로 지정되는 종목과 주가급등에 대해 ‘이유 없다’라고 공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는 코스닥 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으며 이 돈들이 지나치리만큼 ‘맹목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전문가들조차 이 같은 징후들이 시장의 과열로 지수가 단기적으로 꼭지점에 이르렀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과 연초 기관에서 시작한 코스닥 랠리가 외국인으로 이어진 후 개인으로 확산되면서 일단락된다는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다. 결국 코스닥 시장에서의 또 한번의 개인투자자의 몰락을 예언하는 얘기다. 정부는 지난해 말 벤처활성화 방안을 들고 나오면서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 방안을 같이 제시했다. 벤처의 토대로서 코스닥 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해 진입ㆍ퇴출기준을 완화시키고 코스닥 시장의 거래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조치였다. 최근 코스닥 시장의 지나친 과열로 정부의 이런 조치가 99~2000년 같은 ‘거품’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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