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지 5년 차가 되는 해다. 2008년 미국의 부동산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와 그로 인한 전세계적 저금리∙저성장 기조는 국내투자의 패러다임을 근본부터 바꾸어 놓았다. 안정적인 고금리 정기예금은 과거 수십 년간 재테크 수단의 1순위였지만 현재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0%(제로)에 가까워 투자자의 관심에서 멀어진 상태다. 또 글로벌 경제의 고성장에 따라 꾸준히 상승했던 전통적인 국내외 자산시장 또한 지난 5년간의 대외적인 금융위기 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도 염려되는 점은 국내 경제성장률이 현재와 같은 3%대의 저성장 기조를 유지될 경우 과거와 같은 정기예금, 부동산 중심의 투자패턴으로는 더 이상 자산증식을 할 수 없으며 노후 대비 역시 힘들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기존의 예금, 부동산으로만 이루어진 단순한 포트폴리오에서 예금+알파의 수익을 낼 수 있는 다양한 대안투자 탐색이 필요하며 이러한 대안투자로써 해외채권, 주가연계증권(ELS) 및 컨슈머섹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주식의 기대수익률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지난 10년간 투자성과는 투자자들의 일반적인 상식과 다르다. 2002년부터 올해까지 국내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약 190%를 기록한 했다. 같은 기간 이머징로컬채권(신흥국정부가 자국 통화로 발행한 채권)의 수익률은 약260%, 미국하이일드채권(미국 투기등급회사가 발행한 채권)은 약150%의 성과를 나타냈다. 일반적으로 채권이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변동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험 대비 성과에서는 해외채권투자가 상당히 매력적임을 알 수 있다.
채권은 기본적으로 이자가 수익의 원천이다. 신흥국 국채의 금리수준을 보면 브라질 9%대, 터키 8%대, 인도네시아 6%대 등으로 한국보다 높음을 알 수 있다. 하이일드채권의 경우 아메리칸에어라인 8~9%, 리바이스 7~8%, 델몬트 7~8% 등 신흥국정부채권과 마찬가지로 7~9%대의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이러한 채권들은 기본적인 이자수익이 높으므로 과거 10년간의 성과에서 보듯이 장기투자자에게는 꾸준하고 높은 수준의 수익을 안겨주었다.
특히 신흥국 정부채권은 내년에도 선진국들의 지속적인 양적완화와 신흥국들의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으로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유망한 채권섹터로 전망된다.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민감한 투자자라면 과세혜택이 있는 브라질채권에 직접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 하다. 브라질채권의 경우 이자소득 및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되므로 실질적인 투자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해외채권펀드 투자에서도 몇 가지 유념할 부분이 있다. 신흥국채권 및 하이일드채권펀드는 기대수익률이 높은 만큼 국내채권이나, 선진국 국채에 비해서 변동성이 커 단기투자에는 적합하지 않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향을 투자자라면 신흥국 채권 등 보다는 국내채권, 선진국채권, 신흥국채권, 하이일드채권 등에 능동적으로 배분되는 다이나믹 자산배분형 채권펀드에 관심을 가질 것을 추천한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고려한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비중을 늘릴 필요도 있다.
ELS란 주가지수나 주식과 연동하여 일정조건을 충족하면 사전에 약정한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대표적인 유형으로는 지수형ELS이 있는데, 이는 코스피200,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미국 S&P500지수 등과 연동하여 연9~11%수준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유형이다. 예컨대 가입 이후 이들 주가지수가 -50% 이하로 하락하지 않는 경우 연9~11%의 수익이 주어진다. 안정적인 투자자라면 주식시장이 하락하더라도 원금을 보장해 주고 주가 상승시에는 일정금액의 수익을 지급하는 원금보장형ELS 가 적합하다.
최근에는 금, 은, 석유 등 상품과 연계하여 수익이 주어지는 파생결합증권(DLS)도 인기이다. DLS는 ELS에 비해 금리수준이 1~2%가량 높은 것이 일반적이며, 최근 시중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도 ELS보다 상대적으로 금리수준이 높은 DLS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원금보장형을 제외하면 ELS, DLS도 원금손실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단순히 투자수익률만을 보고 판단하기 보다는 해당 기초자산을 면밀히 분석하고 결정하여야 한다.
이머징마켓의 소비성장으로 장기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소비섹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주식시장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일본의 대표 기업 중 한 곳이었던 소니, 파나소닉 등의 회사채는 투기채 수준으로 하락했고, 전세계 휴대폰의 40%가량을 생산하였던 핀란드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대에 도태되어 이제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기업이 됐다. 그러나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확실한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일상적으로 소비할 수 밖에 없는 제품을 생산하는 다국적소비재 기업의 경우 오히려 시장점유율을 높여왔다. 대표적으로 애플과 스타벅스, 비자카드, 네슬레 등이 있으며 국내에서는 오리온과 코스맥스, 빙그레 등을 꼽을 수 있다. 컨슈머섹터의 경우 중국소비시장의 확대되고 미국의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새로운 투자트렌드를 형성할 것이다.
현재 투자의 시계는 여전히 불확실 하다. 하지만 불확실성에도 투자의 기회는 존재하며 해외채권, ELS, 컨슈머섹터가 바로 그 기회이다. 위 3가지 자산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균형 있는 자산배분을 통해 내년을 맞이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