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동 전운 고조 국제유가 급등

시리아-터키 전면전 가능성<br>이란-이스라엘도 갈등 심화


전세계적인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동 지역의 전쟁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9일(현지시간) 국제원유거래시장에서 텍사스산중질유(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배럴당 92.39달러와 114.50달러로 마감해 전날에 비해 3.4%와 2.4% 급등했다. 이는 터키와 시리아의 전면전 가능성이 불거지고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는 지난 3일 시리아군의 포격으로 터키인 5명이 사망하자 보복폭격을 감행한 데 이어 9일에는 F-16전투기 수십대를 국경 지역 공군부대에 증파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필요하다면 전쟁도 피하지 않겠다"고 밝혀 최악의 경우 전면전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또 터키가 회원국으로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포그 라스무센 사무총장은 9일 "(유사시) 터키를 보호하기 위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방이 시리아 유혈사태에 대한 무력개입 가능성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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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간 군사충돌이 확대될 경우 이라크 북부인 쿠르디스탄 지역에서 터키로 운송되는 하루 40만배럴가량의 원유수송에 차질을 빚으면서 국제원유 가격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리아를 지원하는 이란마저 이번 사태에 개입할 경우 국제원유시장은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핵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이란과 이를 막으려는 이스라엘 간의 긴장도 유가를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9일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총선을 가능한 한 빨리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걸핏하면 "핵무기를 개발하기 전에 이란을 폭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가 당초 내년 10월로 예정됐다가 1월 말이나 2월 중순으로 앞당겨진 조기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대이란 전쟁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스티븐 슈워크 슈워크그룹 시장분석가는 "지금 같은 추세라면 WTI 가격이 배럴당 90달러 중반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으며 100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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