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LG카드 인수, 우리·신한·하나지주 '3파전' 될듯

■ LG카드 매각작업 본격 개시<br>"국내 은행권 2위 굳히기에 꼭 필요" 눈독<br>외국계는 국내社와 제휴형태로 참여할듯<br>인수 경쟁자 많아 몸값 4兆대 넘을수도


외환은행 매각에 이어 LG카드 매각작업이 시작됐다.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LG카드 인수전은 우리ㆍ신한ㆍ하나 등 국내 금융지주 회사들의 3파전으로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 또 미국 시티그룹이 인수후보로 거론되지만 해외시장에서 불법 행위 등으로 미 금융당국이 외형 확장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아 참여 여부가 불투명하다. 메릴린치나 테마섹 등 외국 금융기관은 국내 기관과 전략적 제휴 형식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어 LG카드 인수전은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의 각축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매각으로 채권단이 보유한 LG카드 지분 가운데 51~72.1%가 일괄적으로 인수자에게 넘어간다. LG카드 인수는 국민은행에 이어 국내 은행권 2위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카드다. 지난 1월 말 기준 LG카드는 실질 회원 수 988만명, 총자산 11조원으로 비씨카드를 제외하고는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LG카드를 인수할 경우 카드업계 선두로 도약하는 것은 물론 지주회사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LG카드 인수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곳은 우리지주와 신한지주 등 2곳이다. 두 회사는 일찌감치 외국계 증권사인 CSFB와 UBS를 각각 자문사를 선정해 인수작업을 준비 중이다. 하나지주도 외환은행 인수전에 탈락한 만큼 LG카드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신한지주는 자회사 출자한도를 고려, 자체 준비자금 2조7,000억원에다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한지주는 최근 주총에서 인수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택적 상환 우선주를 발행할 수 있도록 정관까지 변경했다. 우리지주의 경우 자회사 출자한도가 4조8,000억원에 이르는 등 자체 자금조달 능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민영화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자신이 민영화 대상이라 몸집이 커질 경우 매각에 차질이 예상된다.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도 LG카드 인수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지주로서는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LG카드 인수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 하나지주는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를 통해 국민연금 등 재무적 투자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했기 때문에 자금여력은 우수한 편이다. 하나지주의 한 고위관계자는 “인수전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하지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급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계 금융기관도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 인수후보로 막판에 급부상했던 싱가포르의 DBS처럼 HSBCㆍ메릴린치ㆍ테마섹 등이 국내 금융기관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LG카드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치열한 혼전이 예상된다. 결국 LG카드 인수전의 성패는 가격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자가 많은 만큼 LG카드의 몸값은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현재 LG카드의 시가총액은 6조8,000억원대. 우리ㆍ신한ㆍ하나 등 지주회사들의 경우 채권은행의 일원으로 LG카드의 지분을 일정 규모 보유하고 있어 과반수(51%)가 넘는 지분을 확보하는 데 대략 3조원이 필요할 전망이다. 하지만 LG카드가 연체율 7%대, 순이익 1조원 이상을 올리는 우량기업으로 변신한 만큼 시장가격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 준다고 가정할 때 인수가격은 4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여기다가 채권단이 지분을 최대 72%까지 팔 방침이기 때문에 매각대금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많은 최대 5조원까지 갈 수도 있다. 자산 72조의 외환은행이 6조5,000억원대에 매각됐음을 고려할 때 결코 적지않은 가격이다. 하지만 인수후보자들 간에 경쟁이 달아오르면 가격은 더 뛸 수도 있다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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