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클린턴-부시 '경제전망' 입씨름

클린턴-부시 '경제전망' 입씨름 부시,침체국면 진단-클린턴,침체없을 것 퇴임을 코앞에 둔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백악관 새 주인이 될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선자가 펼치는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이는 난제들을 넘기는 클린턴과 이를 떠안아야 할 부시 양자 사이 이해가 깔린 현실 인식의 차이로부터 빚어지는 마찰이다. 최대의 관건은 경제. 미국 경기 상황과 전망을 놓고 전개되는 양자간 논쟁은 설전에 가깝다. 물 건너간 클린턴의 방북 문제를 비롯, 외교 문제도 마찬가지. 심지어 이미 끝난 플로리다주 개표 문제를 놓고도 최근 양자간에 입씨름이 오갔다. ◇경제 문제=최근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요란하게 열렸던 부시의 경제 포럼 개최 의도와 관련, 문제 투성이의 경제를 떠맡게 됐다는 점을 대중과 언론에 확인시키기 위한 부시측 전략이란 해석이 있다. 실제 부시의 최근 행보가 그 같은 시각들의 근거로 뒷받침되고 있다. 부시는 최근 언론과의 연쇄 인터뷰를 통해 집권을 앞둔 현재 경기 위축의 많은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자신에게 떠 넘겨진 임무가 간단치 않음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는 특히 12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경기 활성화를 위한 1조3.000억 달러의 감세를 다시한번 기정 사실화시켰다. 그리고 일부에서 일고 있는 감세 규모 축소 가능성에 대해선 단호히 일축했다. 이같은 부시 주장에 대한 클린턴측 입장은 그러나 냉소적이다. 우선 경제에 대한 진단부터 가시돋힌 반응이다. 클린턴이 지난 주말 의회로 보낸 임기 마지막 경제 리포트에는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치닫지 않을 것이며 지난 8년간 지속돼 온 기록적인 경제 성장이 이어지지 못할 뚜렷한 이유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감세안에 대해선 부시측 주장을 정면으로 받아쳤다. 그는 과도한 세금 감면과 소비 촉진 정책은 지금까지 미국이 이룩한 번영을 해칠 위험이 있다며 최소한 감세 및 지출을 합친 규모가 재정 악화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정도가 돼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기타문제=지난 11월 베트남 방문에 성공한 클린턴이 외치(外治)의 마지막 작품으로 남기려던 북한 방문은 끝내 불발했다. 공화당과 보수계의 강력한 비판에 밀린 것이 주원인이다. 부시의 공식 입장은 1월20일까지 대통령은 클린턴이라며 방북에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부시 주변의 강경파들이 주축이 된 공화당의 반대는 노골적이었던 것으로 외신은 전하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중동평화협상 문제도 꺼름직한 상태로 클린턴에서 부시로 공이 넘어간 형국이다. 미 MSNBC 방송에 따르면 12일 클린턴 대통령은 이-팔 문제가 차기 정부로 이양됐음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뾰족한 해결수가 없는 문제로 정치적 부담을 떠안게 된 부시측 속내가 편할 리 없다. 부시는 이에 대해 이-팔 문제, 이라크 제재 해제 여부 등 외교 정책에 클린턴과의 차별화를 천명함으로서 클린턴의 기존 정책을 간접 비판하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 홍현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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