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주가·원화·채권값 '트리플 초강세'… 펀드 전략은

"최악도 버텼는데… 환매 더 늦춰라"<br>추세상승 어려워도 일정기간 베어마켓 랠리 가능성<br>섣부른 판단 보다는 변동성 줄어드는 시점 노려야


코스피 지수가 30일 사상 최대 상승폭(11.95%)으로 폭등하며 시장 분위기를 단박에 뒤집었다. 하지만 펀드 투자자들의 고민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불과 하루 이틀 전만 하더라도 1,000포인트만 회복하면 당장 환매에 나설 생각이었지만 막상 시장 분위기가 바뀌자 결정이 쉽지 않다. 일중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고 해도 여전히 펀드원금이 절반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금 펀드를 들고 고민하는 투자자들에게 최악의 상황을 견뎌낸 만큼 조금 더 기다렸다가 환매를 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호재들이 잇따라 쏟아지는 마당에 추세적 상승까진 어려워도 일정 기간 ‘베어마켓 랠리’가 가능한 만큼 손실폭을 조금이라도 만회한 후에 환매해도 늦지 않다는 설명이다. ◇‘섣부른 판단은 수익에 방해’=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44.92%. 최근 1개월간 대부분의 국내 주식형 펀드는 마이너스 20%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높은 변동성의 희생양이 된 셈이다. 해외펀드의 경우 더 심각해 1년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 60.78%이고 일부 동유럽 및 러시아 펀드는 마이너스 80%, 브라질 펀드는 마이너스 60~70%대를 헤매고 있다. 보통 주가가 내리면 자금이 유입되는 펀드 시장에도 최근의 무차별 폭락장을 맞아 오히려 자금이 빠져나가며 이달 들어서만 국내 주식형에서는 5,188억원, 해외 주식형에서는 6,671억원(ETF 제외)이 순유출됐다. 펀드 투자자들이 이성을 뛰어넘어 공포감에 질려 펀드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물론 브릭스 국가들과 선진국 대부분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하루 이틀 올랐다고 손실이 만회될 상황은 아니다. 특히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많은 펀드들이 주식 비중을 낮추면서 설사 지수 오름폭이 크다고 해도 그만큼 수익률이 오르긴 힘들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의 주식 비중은 87.59%, 해외 주식형펀드의 주식 비중은 77.87%까지 낮아지며 사상 최저 수준에 도달했다. 신상근 삼성증권 자산배분전략 파트장은 “주식형펀드의 주식 비중이 낮아져 있기 때문에 지수가 오른다고 해도 펀드의 수익 상승폭이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오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은 지수 숫자에 집중하기보다 지나친 변동성이 언제쯤 잦아들지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시기”라고 밝혔다. 환매건 추가 불입이건 요즘 같은 시장에서는 그 어떤 투자자도 쉽게 결정짓지 힘들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오히려 수익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이다. ◇“지금은 환매 시기 아니다”=전문가들은 지금 환매를 하는 것은 시기가 좋지 않다고 지적한다. 하루 이틀 크게 올랐다고 성급히 자금을 빼기보다는 시장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금융시장의 뇌관이었던 외환위기 가능성이 사실상 제거된 상황이고 각국 정부가 증시 부양책을 마련해 이제부터 집행 단계에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용규 미래에셋증권 상품기획팀장은 “각종 악재들은 선반영됐지만 그간의 증시불안 요인들은 천천히 회복되고 있다”며 “추가 급락보다는 안정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아 지금은 다소 낙관적인 시각을 가져도 좋다”고 말했다. 어차피 지금까지 온 것 자체가 최악의 상황을 견뎌낸 것이기 때문에 손실 만회를 기대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는 뜻이다. 안정균 SK증권 펀드애널리스트도 “IMF 외환위기 때 반짝 상승에 개인들이 주식을 정리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잠재적 손실을 낳았던 경험이 있다”며 “추가 매수는 고민해야겠지만 적어도 환매하기에는 적당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포트폴리오 전략은 당분간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미 손해가 큰 자산을 리밸런싱한다는 것은 일단 손실을 확정짓고 새로 시작하는 것이니 만큼 수익률 회복에 대한 큰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신 파트장은 “추가 현금투입을 하지 않을 거라면 전체 손실 중 20%를 확정짓는 정도의 무리 없는 선에서 포트폴리오 조정을 고려해야 한다”며 “안정적 포트폴리오가 바람직하긴 하지만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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