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 6월 21일] <1728> LP레코드


1948년 6월21일, 뉴욕 월도프애스토리아호텔. 콜롬비아사가 신제품 발표회를 가졌다. CBS와 제휴해 개발한 신제품은 음반. 모양새는 구형 레코드(SPㆍStandard Play)와 비슷했지만 성능은 훨씬 뛰어났다. SP레코드가 분당 78회전하며 한면에 최대 15분 분량의 음악을 실은 반면 신제품은 분당 33과⅓씩 돌며 23분 동안 움직였다. 덕분에 레코드판은 짧은 대중음악뿐 아니라 긴 시간이 필요한 고전음악으로 영역을 넓혔다. 재생시간이 길어졌기에 신제품에는 LP(Long Playing)라는 이름이 붙었다. LP레코드는 점점 재생시간을 늘려가며(최대 69분) 모든 재생수단을 눌렀다. 같은 시기에 하이파이 스테레오 스피커 시스템이 개발돼 음악 애호가들은 긴 시간 동안 원음에 가까운 음질을 즐길 수 있게 되고 LP도 전성기에 접어들었다. 콜롬비아사가 LP 개발에 착수한 시기는 1941년. 2차대전으로 연구가 중단ㆍ재개를 거치는 과정에서 자금이 궁해진 콜롬비아사는 경쟁사인 RCA에 공동개발을 제의할 정도로 위기를 맞았으나 신제품에 확신을 갖고 연구를 지속해 대박을 터뜨렸다. LP의 독주는 31년에 그쳤다. 네덜란드 필립스사가 1979년 콤팩트디스크(CD)를 출시한 후 급속히 사라져 1980년대 말에는 생산도 끊어졌었다. 사라졌던 LP는 요즘 다시금 각광받는 분위기다. 없어졌다는 희소성과 독특한 음질을 못 잊는 중장년 음악애호가들의 수요 때문이다. 1,000만원대가 넘어가는 희귀판도 있다. LP전문점도 늘어간다는 소식이다. SP와 LPㆍ카세트테이프는 공통점이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으나 수명이 40년을 넘기지 못했다는 점이다. LP는 추억을 넘어 산업으로 부활할 수 있을까. CD의 장래는 어떻게 될까. 어떤 새로운 기술이 나올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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