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이버 증권거래소(ECN) 시들

사이버 증권거래소(ECN) 시들 최근 증시불안과 전략부재등으로 군소 ECN 낙오 기존 증권거래소들을 위협하며 급속도로 발전해 온 ECN(전자증권거래 네트워크:Electronic Communication Network)의 팽창세가 최근들어 주춤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CN이란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직접 주식을 거래하는 가상 증권거래소로, 정보기술의 발달과 함께 구축된 새로운 거래시스템. 비즈니스위크 최신호(23일자)는 첨단기술과 값싼 수수료를 내세워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ECN이 올들어 증시 불안과 함께 흔들리고 있다며, 양대 선두주자를 제외한 ECN들이 점차 시장에서 낙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96년 출범한 옵타마크는 지난 20일 주식거래를 중지하고 110명에 달하는 직원을 해고, 기술전문 컨설팅 업체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소프트뱅크 등 든든한 자금줄을 끌어들이며 「증시 혁신」을 외치던 출범 당시에는 생각도 못했을 일이다. 이에 앞서 트레이드스케이프닷컴(Tradescape.com)이 마켓XT를 인수하고 브래스 유틸리티가 스트라이크 테크놀로지스와 합병을 선언하는 등 올들어 몇몇 이름들이 ECN 시장에서 사라졌다. 심지어 ECN의 선두격인 인스티넷과 아일랜드도 올들어 합병 논의를 벌이다가 반독점법에 저촉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계획을 포기했었다. 이처럼 ECN이 위기에 처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최근의 증시 불안. 주가가 예측불허로 출렁이면서 거래소 마감 이후 주식거래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CN은 거래 수수료가 워낙 낮기 때문에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으면 성장의 발판을 잃고 마는데, 현재 일일 장외거래 물량은 5,000만주 수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ECN이 위기에 처한 가장 큰 원인은 뾰족한 전략 없이 새로운 기술만을 앞세웠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기관투자가와 데이트레이드들을 집중 공략해온 업계 1, 2위 인스티넷과 아일랜드를 제외하고는 군소 ECN들의 경우 차별화성을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나스닥이 ECN에 대한 대응책으로 구상한 전자주문시스템이 조만간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앞으로 약체 ECN은 점점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한 실정이다. 반면 특화전략에 성공한 아일랜드는 지난 8월중 1억7,800만주이던 거래물량이 9월에는 2억8,500만주로 늘어났다. ECN의 앞날에 대한 전망이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다. 나스닥 거래에서 ECN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5%에서 현재 3분의 1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2003년에는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입력시간 2000/10/15 17:22 ◀ 이전화면

관련기사



신경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