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권주 자본시장법 업고 오름세 타나

대형 IB라이선스 보유… 삼성·현대 등 수혜 예상<br>대체거래소 도입으로 거래비용도 절감 기대<br>글로벌 불확실성 등 지속… 당장 수익연결은 힘들어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형 투자은행(IB) 라이선스를 보유한 상위 증권사들의 수혜가 점쳐지고 있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6일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가운데 전날 보다 14.84포인트(0.77%) 오른 1935.58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증권업종지수는 전날 대비 2.39% 급등했다. 특히 대형 증권사들의 주가가 눈에 띄게 올랐다. 삼성증권(1.57%), KDB대우증권(3.32%), 우리투자증권(2.71%), 현대증권(3.06%) 등 대형 IB 라이센스를 보유한 대형사가 모두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다.

한국형 대형 IB 육성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특별한 법률적 문제가 없는 한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5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IB 활성화와 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 도입, 조건부자본증권 도입 등 기존 원안의 내용이 그대로 반영됐다. 기준이 하향될 가능성이 제기됐던 투자은행의 자기자본 한도도 3조원으로 유지됐다.

다만 IB의 건전성 규제와 관련해 대출 및 신용공여 규모를 자기자본의 200%에서 100%로 낮추고, 동일 차주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25%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ㆍKDB대우증권ㆍ우리투자증권ㆍ한국투자증권ㆍ현대증권 등 대형 IB 라이센스를 보유한 상위 5개 대형사의 신규 사업 진출이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대형증권사들은 지난 2011년 대형IB 등 신규사업을 전제로 대규모 증자를 단행했지만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 지연과 수익성 악화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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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원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3조원이란 자본규제는 향후 신규사업이 과점체제로 변한다는 의미”라며 “ELS의 사례에서 보듯이 대형사의 시장개척과 후발사의 진입 및 가격경쟁, 그리고 수익성 훼손이라는 악순환 고리가 이제는 끊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대체거래소(ATS) 도입으로 거래비용 감소와 거래소 지분 보유 증권사의 지분가치도 부각될 전망이다.

ATS 도입으로 증권 거래에 있어 경쟁체제가 형성돼 제반 거래비용의 절감을 기대할 수 있고 거래소의 기업공개(IPO)도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IPO가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었으나 독점기능의 해소가 전제되면 공공기관 지정이 해제될 수 있다. 현재 한국거래소 지분구조를 보면 증권사를 비롯한 회원사가 지분의 88.18%를 보유하고 있다.

정 연구원은 “전세계 거래소 중 비상장 상태에 놓여있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고, 글로벌 환경(상품 다양화, 거래소 대형화 등)을 고려하면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진전 추이에 따라 지분보유 증권사들 자산가치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법안이 시행된다 하더라도 당장 증권사 수익으로 연결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한 리스크가 현재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주식 거래대금 감소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향후 증권주들의 움직임은 실적 보다는 정책 변수에 의해서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 연구원은 “당분간 증권업종의 주가 변수로 실적 보다는 정책 방향성이 부각될 것”이라며 “자본시장법의 개정뿐 아니라, 미루어진 정책 이슈들이 증권업종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보여 주가 방어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다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 여건을 감안하면 법안통과로 인한 당장의 증권사들의 수익 제고는 쉽지 않다”고 지적한 뒤 “다만 증권산업이 구조적으로 하향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자본시장법 통과로 업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의 선진형 투자은행 육성과 중소기업 및 벤처사업 활성화 의지가 강하다”며 “중장기적으로 자본력에 따라 대형사는 대형IB, 중소형사는 중소기업 M&A 및 중견기업 대상 고객 파이낸싱 업무 등으로 특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성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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