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100~1,300원대 등락할듯
올 외환시장 전망
원ㆍ달러 환율이 연말에 이어 새해 벽두에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원ㆍ달러 환율은 달러당 1,100~1,3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상반기중에는 1,200~1,300원대를 유지하다가 하반기이후 1,100~1,200원대에서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지난 해 우리나라 증권시장에 순유입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100억달러를 넘고 총외환거래량도 3ㆍ4분기까지 1조6,206억달러에 달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00년 한국의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해 우리나라 증권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은 600억6,100만달러, 유출은 484억4,400만달러로 순 유입액은 116억1,700만달러로 집계됐다.
또 현물환의 외환거래량은 하루평균 56억달러로 지난해 3ㆍ4분기까지 1조164억달러로 조사됐다.
올해 외환시장의 동향에 대해 재경부 김용덕 금융정책국장은 "원ㆍ달러 환율이 우리 경제 전체의 실력을 반영할 것"이라며 "앞으로 구조조정 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환율과 외국인 증시투자 등도 결정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사상 최대 외국인 투자자금 순유입과 외환거래량
지난 해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의 순유입액이 116억1,7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1ㆍ4분기에는 한국경제의 급속한 성장으로 총 75억7,500달러가 순유입됐다. 2ㆍ4분기에도 25억3,500달러로 비교적 높은 수준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됐다.
그러나 하반기들어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유ㆍ출입량이 모두 감소하면서 3ㆍ4분기에 9억2,500달러, 4ㆍ4분기에는 4억8,700달러가 순유입되는데 그쳤다.
김용덕 금융정책국장은 "지난해 하반기이후 외국인 투자자금 순유입량이 감소했지만 아직 외국인의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된 것은 아니다"며 "경제가 나빴던 11월과 12월에 순유입자금이 어느 정도 유지되는 것을 보면 아직은 괜찮다"고 말했다.
총 외환거래규모도 폭증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해 1월부터 9월까지 우리나라의 전체 외환거래규모는 1조164억달러로 99년 같은 기간의 7,586억달러에 비해 34.3%나 늘어났다.
재경부 관계자는 "경제 규모가 커지고 외환자유화 등으로 인해 거래량이 늘고 있다"며 "거래량이 많아지면서 외환시장이 일부 자금에 의해서 변동받을 폭이 작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국의 환율 동향과 올해 전망
지난 해 원달러 환율은 3ㆍ4분기까지 강세를 보이다가 4ㆍ4분기이후 약세로 전환되어 1,264원50전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99년말의 1,138원에 비해 10%가 올라간 것이다.
최근의 원화약세는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 일본 엔화, 대만 달러 등 주요국가 통화의 약세에다 국내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나타난 것이다.
재경부에 따르면 99년과 비교한 2000년 중 주요국 통화변동률은 인도네시아가 26.5%가 가장 많이 평가 절하됐고 일본 11.2%, 호주 14.9%, 유로 7.5%, 대만 4.9%, 싱가폴 3.8%, 태국 13.3%, 필리핀은 19.4%가 절하됐다.
올해 환율은 단연코 구조조정의 성패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은행 딜러들은 구조조정이 성공하면 97년 이후 지속된 원화절상기조가 계속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비관적인 입장을 취하는 이들은 1,300원대로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딜러들은 올 원ㆍ달러 환율은 1,100원에서 1,300원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1ㆍ4분기에는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1,35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하반기부터 경제가 회복되면 1,100원~1,200원대 수준에서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아무리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1,350원은 무리일 것으로 생각된다"며 "만일 세계경제가 개선되면서 경제전망이 좋아져 주가가 상승하고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규모가 확대되면 원화가 다시 절상추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딜러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과 직접 투자자금 등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주가가 상승한다고 해도 대세는 환율상승으로 기울었다"며 "1~2년간 원화절하추세가 이어져 1,400원까지 갈 것이다"고 밝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전용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