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윤리를 확립하라”/아주기업들 대책마련 골몰

◎반부패라운드 부상 경쟁력확보에 필수/호 BHP행동강령 마련 홍콩서도 70%나 채택지난 60년대시절 당시 BHP사의 직원이며 현재는 기업윤리강령을 만드는 실무자인 피터 레이버씨는 한 인도네시아 해군장교의 방문을 받았다. 그 장교의 얘기인즉 자신과 아내, 딸에게 싱가포르 쇼핑관광을 시켜주면 자카르타내에 BHP사가 원하는 부지를 얻도록 해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레이버씨는 이 제의를 일축했다. 그는 『쇼핑여행을 하지 못했으며 BHP는 나중에 그 곳에 철강공장을 건설하는 게획을 취소했다』고 말한다. 이처럼 달콤한 유혹을 거절할 수 있었던 BHP의 경우는 운이 좋았다. 만일 그 인도네시아 해군장교를 만난 사람이 현지출신 책임자였다면 그런 제의를 거절하지 못했을게 틀림없다. 현지 문화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별로 심각하지 않은 거래이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일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이따금씩 겪는 기업윤리의 딜레마라 할 것이다. 최근 들어 사업영역이 보다 세계화됨에 따라 아시아기업들은 세계도처에 퍼져있는 종업원들을 회사에 헌신토록 하는 기업윤리관확립 방안을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미국 등 선진국이 기업들의 부패행위에 제제를 가하자는 반부패라운드를 주장하고 있어 기업윤리는 주요 현안으로 부상하고있다. 호주내 최대기업인 BHP의 경우도 행동강령을 채택하고 종업원들에게 조언하는 핫라인 개설을 추진중이다. 인센티브제도를 마련, 종업원들이 윤리적으로위험한 행위를 하지않도록 함으로써 회사의 국제적인 신인도가 실추되는 사고를 방지하려는 것. 10년전 BHP가 20개국도 안되는 곳에서 사업을 할때 이때 비호주출신 종업원은 15%에 불과했다. 오늘날 사업대상이 50개국이상으로 늘어나면서 비호주출신 종업원도 전체의 3분의 1에 육박, 사내 기업윤리를 강조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레이버씨는 『윤리강령을 만드는 것은 회사의 모든 일이 윤리적으로 위험지역내에 있고, 때에 따라 이 위험이 현실화할 수 있음을 종업원에게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기업들이 윤리강령을 만드는 움직임은 일찍이 미국에서 시작, 유럽으로 확대되고 있다. 세인트 제임스윤리센터의 시몬 롱스탭 상무는 『반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는 기업윤리라는 개념이 이제막 태동,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홍콩의 경우 홍콩 윤리개발센터의 요구에 따라 홍콩에 본부를 둔 2천6백개기업중 70%가 기업행동강령을 채택했다. 홍콩반부패위원회(ICAC) 소속인 이 센터는 올해말에는 부패, 사기 등 각종 배임행위를 근절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을 담은 메세지를 중소기업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하지만 기업윤리에 대한 미국기업들의 자세와는 차이가 크다. 미국은 5백명이상 종업원을 갖고 있는 기업중 84%가 행동강령을 가지고 있고 50%는 별도의 윤리훈련까지 시키고 있다. 개도국의 뇌물관행을 근절하려는 반부패라운드를 주도할 만큼 기업내부의 윤리의식이 성숙한 것이다.<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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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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