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코리아후지팩킹/W개스킷“가스누출0”명성(해외로 뛰는 중기)

◎눈앞이익보다 기술개발 심혈… 복원율 등 “일산능가” 평/작년 일본 등 16개국 40만불 수출… 미사 등서 합작제의도(주)코리아후지팩킹(대표 이종태)은 개스킷을 전문제조하는 중소업체. 개스킷 자체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이 아닌데다, 몇년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개스킷시장은 불모지나 다름없던 형편이어서 별로 알려지지 않은 업체지만 해외에서는 꽤 유명하다. 개스킷이란 각종 배관 이음새 부위에 끼워 가스·기름·화학물질 등이 새지 않도록 하는 링모양의 제품인데, 값의 고하를 막론하고 생산자나 구매자 모두가 신경을 곤두세우는 몇 안되는 제품중 하나다. 만일 개스킷에 문제가 생겨 흘러나온 가스나 기름에 화기가 옮겨붙을 경우 대형 폭발사고를 피할 수 없으며, 다행히 화기접촉에 따른 피해가 없더라도 비싼 가스나 기름이 유출돼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야기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특성으로 인해 개스킷은 핵심 배관부품이라는 고유의 위상을 뛰어넘어 기간산업부품으로 불리기도 하며, 기술력과 품질이 전제되지 않으면 굵직굵직한 수요처에는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 85년 설립된 코리아후지팩킹은 이같은 개스킷의 특징을 감안, 당장 이익을 올리는데 신경쓰기 보다는 제품개발에 매달려 지난 91년 배관 이음새부분 안쪽과 바깥쪽에서 이중으로 가스 누설을 막아주는 W타입의 개스킷을 개발해 냈다. 코리아후지팩킹이 개발한 W타입의 개스킷은 섭씨 영하 2백20∼영상 8백℃, 압력 2천5백파운드에도 견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스킷의 생명이라고도 할 수 있는 복원율을 일본산보다 더높은 80%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개스킷의 복원율이 중요한 이유는 만일 복원율이 낮을 경우 연결부위가 느슨해져 가스나 유체가 샐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코리아후지팩킹은 또한 이같이 고도의 기술과 품질이 전제돼야 하는 개스킷의 판매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수시로 일본에 건너가 가스나 액체를 주입했을 때의 누설 여부, 탄력성, 온도변화 적응력 등을 테스트했다. 결과는 물론 코리아후지팩킹의 개스킷이 초고온 및 초고압, 복원율 등에서 일본산을 능가한다는 것이었다. 코리아후지팩킹은 이를 계기로 그동안 수입품을 사용해 오던 유공, 쌍용, 호남정유 등 국내 대기업들을 차례로 내국 고객으로 돌려 놓아 지난해 모두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같은 매출실적은 지난 90년의 6억7천만원에서 비해 3배에 가까운 것으로 「적지만 빠른」성장을 시현한 셈이다. 코리아후지팩킹의 성장은 수출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코리아후지팩킹이 처녀 수출에 나선 것은 회사설립 9년만인 지난 93년 태국에 5만달러 상당의 개스킷을 수출하면서 부터. 이후 날개를 달은 듯 코리아후지패킹의 수출은 고속으로 늘어나 지난 95년에는 25만달러, 지난해에는 40만달러 상당의 개스킷을 수출했다. 수출대상국도 일본을 포함해 16개국으로 늘어났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정유사, 이집트의 ECO사 등 세계 굴지의 정유사들과도 납품과 관련한 협의를 하고 있으며, 미국의 팬톱밸브사와 베네주엘라의 모사는 합작제의까지 해오고 있는 상태다. 코리아후지팩킹이 이처럼 해외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은 일단 누구도 쉽게 흉내낼 수 없는 기술력이 밑바탕이 되긴 했지만, 안전성이 우선되는 제품일 수록 바이어의 신뢰확보가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매출에 급급하지 않고 신뢰도를 먼저 쌓은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종태 사장(68)은 『그동안 제품에 대한 홍보는 충분히 하되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즉석에서 계약하기 보다는 상대가 모든 것을 믿을 수 있는 여건제시에 충실한 것이 빛을 보고 있다』면서 『서두르지 않고 먼저 품질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빅바이어 유치의 첩경』고 강조했다.<정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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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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