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세월호 침몰] "진도 전체가 초상집이제 … 이런적 없었어"

"상권 숙박·목욕탕 말곤 죽은 상태 … 사태 잘마무리 돼야" 쓴웃음만

"진도 자체가 초상집이제. 이런 적이 없었어." 전남 진도군에서만 살아왔다던 70대 할아버지는 TV 뉴스를 보며 나지막히 말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12일째를 맞은 27일. 대부분의 진도 주민들은 침울해 보였다. 진도군 임회면에 사는 곽남철(72)씨는 "주위 사람들이 진도라고 하는 얘기가 세월호 침몰 사고밖에 없어"라며 말했다.


같은 마을에 사는 60대 소옥자씨도 "진도는 보물섬이야. 바다와 육지 곳곳에서 지역 특산물이 나제"라며 "하지만 지금은 물고기를 잡지도 못하고 경매도 열리지 못해"라며 지역 분위기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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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읍내도 한산하긴 마찬가지였다. 주말 이른 저녁임에도 상인들은 가게 불을 끄기 바빴다. 가요방에는 노래 한 소절 울리지 않았다. 고요했다. 평소 같으면 밝은 네온사인 아래 시끌벅적했던 자리였다고 주민들은 소개했다. 사람들이 모여들어 한 주간의 노고를 맥주 한 잔으로 풀던 소박함도, 이젠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읍내의 한 과일과게 아주머니는 "사고 이후 딸기를 하나도 팔지 못했어. 물러 버린 과일을 어떻게 해. 딸기잼이나 만들어야제"라며 씁쓸해했다. "여기 봐"라며 주인이 가리킨 곳에는 시커멓게 물러버린 바나나가 매대에 놓여 있었다. 그나마 장사가 잘 되는 곳은 전국에서 몰려든 많은 취재진과 자원봉사자들로 숙박업과 목욕탕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어디 하소연 할 데가 없다는 것에 주민들은 답답해했다. 읍내에서 만난 한 상인은 "내가 장사가 안 된다고 어떻게 말해. 저렇게 큰 피해를 입은 사람도 있는데"라며 "잘 마무리 돼야 할 텐데"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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