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칠 줄 모르고 오르던 판교신도시 아파트 매매ㆍ전세가격 상승세가 하반기 대규모 입주를 앞두고 한풀 꺾였다. 이는 이달 말부터 오는 10월까지 3개월간 입주가 집중되면서 수요자들이 ‘가격비교’에 돌입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판교신도시가 지난해 하반기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처럼 공급과잉에 따른 일시적 조정기를 거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판교신도시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9,823가구에 달한다. 상반기 6,385가구보다 3,500가구 가까이 많은 물량이다. 이 같은 대규모 ‘입주폭탄’에 전셋값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 2월 입주한 서판교 ‘이지더원’ 106㎡형은 현재 2억~2억1,000만원선에 전세 매물이 나오고 있다. 한달 전보다 1,000만원가량 소폭 하락한 것이다. 서판교 ‘풍성신미주’ 109㎡형 역시 비슷한 가격대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으며 동판교는 서판교보다 값이 더 싸 ‘한성필하우스’ 109㎡형의 경우 1억9,000만~2억원에서 전세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판교 D공인의 한 관계자는 “새 아파트 입주가 다가오면서 전셋값 오름세가 주춤한 상황”이라며 “한동안 수요자 우위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입주를 앞둔 아파트들 역시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서 전세 매물이 나오고 있다. 서판교에서 7월 말 입주 예정인 ‘주공휴먼시아’ 112㎡형은 기존 아파트보다 면적이 조금 더 크지만 2억원선에서도 매물을 찾아볼 수 있다. 판교 M공인의 한 관계자는 “2억5,000만원까지 호가를 높여서 내놓는 물건도 있지만 거래되는 것은 2억원 초반대 물건뿐”이라고 전했다. 11월부터 거래가 가능한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도 하반기부터 집중적으로 입주가 이뤄지지만 막상 시장에서는 매매 물건을 찾아보기 어렵다. 상당수 물건들이 분양권 상태에서 매매계약을 맺은 뒤 11월 이후 소유권을 이전등기하는 일명 ‘복등기’ 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매도 의사가 있는 물건은 이미 음성적인 방법으로 거래가 끝난 셈이다. 판교 S공인의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이 3억~4억원씩 붙은 중대형 아파트들은 대부분 복등기로 매매된 물건들”이라며 “일부에서는 매도자들이 호가를 띄워 매수자에게 추가 비용을 요구하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