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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혀 끝에 되살아나는 異國의 미각





[리빙 앤 조이] 혀 끝에 되살아나는 異國의 미각 서은영 기자 supia927@sed.co.kr 휴가와 연ㆍ월차를 총동원, 연간 3~4번은 꼭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직장인 박유경(28) 씨. 여행 마니아인 그에겐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도 여행 당시의 추억과 느낌을 오래도록 간직하는 비법이 있다. 비결은 바로 여행지에서 즐겼던 음식을 한국에서도 즐겨 먹는 것이다. 박 씨는 태국 여행 후 태국식 샤브샤브인 수끼 음식점을, 인도를 다녀와서는 화덕에 구운 닭요리인 탄두리 전문점을 찾아 다니며 여행에서의 추억을 되새겼다. 박 씨는 “대학생 때만 해도 서울에서 세계음식점을 찾는 게 쉽지 않았고 독특한 이국 음식을 즐기려면 이태원에 가는 게 당연했지만 요즘은 시내 어디서든 여러 나라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우즈베키스탄, 아프리카 음식 등 국내에서는 생소한 음식을 선보이는 레스토랑도 시내 곳곳에 문을 열었다. 또 도넛플랜트뉴욕, 캘리포니아 피자 키친(CPK) 등 수 십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해외 유명 외식 업체가 국내에 진출한 것 역시 여행지에서 즐겼던 먹거리를 그리워 하는 이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카프리쵸사 / 매콤한 스파게티 먹으면 신혼의 기억이 새록새록=신혼여행을 괌으로 다녀온 부부들이라면 결혼 기념일마다 떠올리는 맛이 있다. 바로 괌 현지 이탈리안 레스토랑 ‘카프리쵸사’의 ‘갈릭 포모도로 스파게티’ 맛이다. 이 메뉴는 마늘과 고추, 후추의 톡 쏘는 맛 때문에 현지에선 한국인이 좋아하는 메뉴로 통한다. 최근 강남역 인근에 카프리쵸사 한국점이 문을 열면서 신혼여행 때 즐긴 그 맛을 국내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선 괌 지점이 잘 알려져 있으나 사실 카프리쵸사는 일본인 요리사 마사아키 혼다가 77년 도쿄 시부야에 오픈한 레스토랑이다. 이탈리아 현지에서 직수입한 토마토로 만든 특제 소스로 일본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파스타 문화의 대중화를 이끌기도 했다. 카프리쵸사의 명성이 알려지면서 현재는 일본을 비롯, 괌ㆍ사이판ㆍ대만 등지에 매장이 있는데 괌 신혼여행객들이 카프리쵸사를 필수코스로 들르면서 국내에도 알려졌다.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메뉴는 ‘갈릭 포모도로 스파게티’를 비롯, ‘멜란자나 스피나치오 스파게티’ ‘마르코폴로 깔쵸네 피자’ ‘올리브향 그릴 폴로 마가’ 등이다. 가격은 파스타, 피자 모두 1만원 안팎이며 3~4만원대의 세트메뉴도 있다. (02)553-3130 히고바시 / 일본인도 놀라는 현지맛·고래고기 스테이크 일품=히고바시는 일본인들조차 “진짜 일본 요리를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이라고 꼽는 곳으로 일본인 종업원들과 정통 일본식 인테리어가 마치 일본 현지 음식점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단골 손님도 한국인 반, 일본인 반이다. 이곳에서는 평소 맛보기 힘든 고래ㆍ말고기 요리를 선보이는데 주인장인 김갑식 사장이 직접 오사카 현지의 고래고기 전문점에서 배운 요리법으로 조리한다. 우동정식, 돈까스 정식 등 일품메뉴는 한국에 살고 있는 일본인 주부들이 가정식으로 조리를 하는데 일본 유학생들이나 일본인들은 “집에서 먹던 그 맛”이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점심에는 고래고기 우동정식, 장어덮밥, 돈부리 등을 먹을 수 있으며 6,000~2만원 사이다. 이 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인 고래고기 스테이크는 3만원이며 고래고기 중 가장 맛있는 부위라는 잇몸살과 꼬리살도 값은 2인 기준 30만원대로 비싸지만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고급 음식으로 권할 만하다. (02)737-1584 불이아 / 中전통 샤브샤브·백탕·홍탕 매운맛 입맛따라 즐겨=국내 최초로 문을 연 중국식 전통 샤브샤브 ‘훠궈(火鍋)’ 전문점으로 홍대 본점 이외에도 강남점, 부산 해운대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즐기는 샤브샤브와는 국물, 소스에서 큰 차이가 있다. 훠궈는 뜨거운 태극 무늬 모양의 그릇에 한쪽은 홍탕, 다른 한쪽은 백탕을 넣고 양고기, 소고기, 각종해물과 야채 등을 데쳐 먹는 것으로 중국 사천지방 전통 요리다. 백탕은 일반 육수이나 홍탕은 코를 찌르는 매운맛과 향신료 향이 강해 처음 접하는 이들은 먹기 어렵다. 하지만 2~3번 먹고 나면 백탕보다는 매콤한 홍탕의 맛이 자꾸 생각난다. 이곳은 중국에 가본 적이 있는 한국인들 뿐만 아니라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도 즐겨찾는데 “중국에서 먹은 훠궈보다 훨씬 맛있다”고 평한다. 한국인에게는 생소한 마장, 홍두부, 부추, 사차장 소스와 함께 간장, 마늘까지 여섯까지 소스가 있는데 색다르면서도 한국인 입맛에 맞는 소스로 땅콩 맛의 마장소스를 권한다. 훠궈 정식은 1인분 기준 1만6,500원이다. 홍대 본점 (02)335-6689 "한국식 푸아그라 맛보실래요?" '미슐랭' 스타 주방장 다니엘 샴봉 대표적인 프랑스 요리인 푸아그라는 캐비아(철갑상어 알), 트뤼플(송로 버섯) 등과 함께 세계 3대 진미에 속하는 귀한 음식이다.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슈퍼마켓에서도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된 식재료다. 사시사철 즐길 수 없는 거위간 대신 오리간으로 푸아그라 요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불어로 푸아그라(foie gras)는 살찐 거위 간을 의미하지만 요즘은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푸아그라의 90% 이상이 오리간이다. 오리간은 맛에 있어 거위간과 별 차이가 없지만 가격이 훨씬 저렴해 일반인이 즐기기에도 부담이 없다. 그럼에도 한국인에게 만큼은 푸아그라 요리가 대중적이지 않은 것이 사실. 그래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프렌치 레스토랑 '테이블 34'는 이달 24일까지 푸아그라 요리 전문가이자 레스토랑 가이드북 '미슐랭'에 스타 주방장으로 올라 있는 다니엘 샴봉(Daniel Chambon)을 초청, 한국식 푸아그라를 맛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인이 김치나 강한 맛의 소스를 즐긴다는 점에 착안해 푸아그라를 배추로 말거나 데리야끼 소스를 가미하는 등 기존에는 맛볼 수 없었던 15가지 요리를 선보인다. 다니엘 샴봉은 트뤼플과 푸아그라로 유명한 프랑스 페리고 지역에서 30여년간 레스토랑 '퐁 드 루이스(Pont de l'Ouysse)'를 경영했다. 그는 요리로 유명세를 타면서 미슐랭 가이드(Guide Michelin), 고미오(Gault et Millau), 허버트(Hubert Guide) 등 권위 있는 전문지에 이름을 올렸다. 다니엘 샴봉이 선보이는 푸아그라 요리는 1만8,000~4만4,000원, 세트메뉴는 5만5,000~15만원이다. 봉사료 및 세금은 별도. (02)559-7631 >>리빙 앤 조이 기사 더보기 • 알고 받으면 더 좋은 건강검진 A to Z • "구단 적자 줄여야 프로야구 살아나" • 病발견 못하더라도 생활습관 교정효과 • 5년 만에 돌아온 '천상의 목소리' • 검진 항목·용어 알아두면 이해 도움 • 혀 끝에 되살아나는 異國의 미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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