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기하강 인정하고 대책 세울 때

국책연구기관까지 경기침체를 경고하고 나섰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은 우리 경제는 지난해 4ㆍ4분기에 정점을 찍었다고 밝혔다. 올들어 경제는 이미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 1.6%에서 올 1분기 1.2%, 2분기 0.8%로 떨어진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분석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보고서는 또 국내 경기가 4분기동안 상승하고 4~5분기동안 하강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 경제가 지난해 4분기 정점을 찍었다면 올해 말이나 내년 1분기까지는 하강국면이 이어지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이 보고서가 단지 학술논문일 뿐이고 ‘경제가 성장궤도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기존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그 의미를 애써 평가 절하한다. 그러나 이 말을 곧이 듣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한은의 말 못할 고민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시각도 있다. 국제금융센터 역시 수출둔화에 따른 내년 경제를 걱정했다. 센터는 소비와 투자흐름을 볼 때 미국 경기가 하반기에 둔화될 것이며 미국의 성장둔화는 중국과 일본ㆍ유럽지역 등 주요 수출시장의 성장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수출환경이 나빠지고 중국에 대한 수출전망도 어둡다는 얘기다. 한은 연구원과 국제금융센터의 분석을 종합하면 우리 경제는 이미 침체국면으로 빠져들었으며 내년 전망 역시 어둡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정책당국의 진단과 대응은 여전히 한가하다. 투자 소비 수출 등 각종 지표로 판단할 때 아직도 성장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올해 목표한 5%성장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각종 지표가 수개월째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고 기업 가계 등 실물부문에서는 너무 힘들다고 아우성이 이어지고 있다. 정책당국은 지금의 진단이 제대로 맞는지 다시 한번 검토해봐야 한다. 민간연구소들에 이어 한은까지 경기정점이 지났다는 분석을 내놓은 상황에서 낙관론을 펴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지금 우리 경제상황은 힘이 빠지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정책 당국자들은 낙관보다는 경제활력을 회복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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