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서 '노 골드 쇼크'를 겪었던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금 2, 은 1, 동메달 2개로 '메달 잔치'를 벌였다. 그중에서도 일등공신은 이제는 어엿한 '대표팀 언니'로 성장한 박승희였다. 그는 금 2, 동 1개를 수확했다.
19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에 힘을 보탠 박승희는 22일 1,000m에서도 우승, 한국 선수단에서 유일하게 2관왕에 올랐다.
앞서 14일에는 500m에서 동메달을 땄다. 여자 500m에서 16년 만에 나온 올림픽 메달이었다.
박승희는 이 경기에서 선두로 달리다 영국 선수의 반칙에 넘어져 3위로 밀리고도 결과를 선선히 받아들여 더 화제였다. 그는 트위터에 동메달을 들고 환하게 웃는 사진을 올리고는 "나에게 제일 소중한 메달이 될 듯하다. 모든 것이 운명일 것이고 난 괜찮다. 대한민국 파이팅!"이라고 적었다.
박승희는 500m에서 두 차례 넘어지며 오른쪽 무릎을 다쳤지만 이후 금메달 2개를 따내는 투혼을 보였다.
잘 알려진 대로 박승희는 언니 박승주(스피드스케이팅), 남동생 박세영(쇼트트랙)과 같이 소치올림픽에 출전했다. 쇼트트랙 대표팀 이한빈이 남자친구다. 4명 가운데 박승희만 메달을 걸고 돌아오게 됐다. "(심)석희가 잘 타서 1등 할 줄 알았는데 '내게도 선물이 오는구나' 싶다"고 말한 박승희는 "부모님이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다. '3명이 올림픽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복'이라고 하셨는데 이렇게 큰 선물까지 갖고 돌아가 기쁘다"며 환히 웃었다.
심석희(17·세화여고)는 첫 올림픽에서 금·은·동메달 1개씩을 쓸어담았다. 1,500m에서 막판 역전을 허용해 은메달을 땄던 그는 3,000m 계주에서 마지막 주자로 대표팀의 역전 금메달을 이끈 뒤 1,000m에선 박승희와 선두를 다투다 동메달을 추가했다.
4년 뒤 평창이 더 기대되는 심석희는 "더 독해져야겠다. 안 좋은 방향으㎜로 독한 것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더 강해지겠다는 뜻"이라는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