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의 늪에 빠졌던 철강ㆍ조선ㆍ건설업종이 4ㆍ4분기에는 다소 나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ㆍ자동차산업협회 등 9개 업종단체와 공동으로 조사한 4ㆍ4분기 산업기상도 결과에 따르면 그동안 '비'로 표현됐던 철강과 조선ㆍ건설 등 3대 부진업종의 기상도가 4ㆍ4분기에는 흐림으로 호전됐다. 대한상의 산업기상도는 업종별 3ㆍ4분기 실적과 4ㆍ4분기 전망을 집계하고 국내외 긍정적·부정적 요인을 분석해 이를 기상도로 표현한 지표다. '맑음'은 호황, '구름 조금'은 다소 호조, '흐림'은 다소 부진, '비'는 불황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철강업종의 경우 3ㆍ4분기에는 불황 속에 절전 조치까지 취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4ㆍ4분기에 조선과 건설 등 전방산업의 업황이 개선되고 현대제철 설비증설에 따른 수입대체에 따라 호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세계 철강공급 과잉의 60%가 한중일 세 나라에 집중된 점은 제약요인이다.
조선업종의 경우 최근 선박부족 현상과 1990년대에 건조된 선박의 조기개체 수요 증가 등에 따라 4ㆍ4분기에 업황이 한결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종도 최근 전세난 심화 속에 주택구입 수요 증가와 강남 재개발ㆍ재건축 재개 등에 따라 업황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정보통신업종은 3ㆍ4분기에 이어 4ㆍ4분기에도 가장 쾌청한 업종으로 예상됐다. 삼성ㆍLG 등의 최신형 스마트폰 출시와 선진국 시장의 LTE-A 서비스 개시, 시스템반도체 및 스마트TV 등에 대한 꾸준한 수요 등이 호재 요인으로 꼽혔다.
자동차와 석유화학업종도 구름 조금으로 선방을 이어갔다. 3ㆍ4분기 현대ㆍ기아차 부분파업으로 생산과 수출에 차질을 빚은 점이 아쉬웠으며 4ㆍ4분기에는 기아차 광주공장 생산라인 본격 가동 등이 호재로 꼽힐 것으로 관측됐다.
기계와 섬유는 3ㆍ4분기 흐림에서 4ㆍ4분기 구름 조금으로 호전됐다. 기계의 경우 건설경기 및 설비투자가 개선 요인으로 분석됐으며 섬유업종은 개성공단 조업 재개, 동남아 국가의 섬유수요 증가 등이 호전 요인이 됐다. 정유업종은 3ㆍ4분기에 이어 4ㆍ4분기에도 흐림을 이어간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그동안 장기불황을 겪어왔던 철강·조선·건설 등 3대 부진업종이 최근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회복 모멘텀이 아직 미약하고 미국의 셧다운(정부 폐쇄) 사태와 중국 경제의 경기둔화 우려 등 대외 불안요인이 잠복 중인 상태"라며 "정부는 경제활성화 정책을 더욱 강도 높게 추진하고 국회에서도 새로운 입법을 추진할 때 산업활동에 미칠 충격을 감안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