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차 재벌개혁] 증권업계 반응... 단발정책 남발 증시혼란 부추겨

「중구난방식 정책이 오히려 혼란을 부추긴다」 「소뿔(재벌)을 고치려다 소(경제·증시) 죽인다」 정부의 무원칙하고 일관성없는 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원성이 빗발치고 있다.26일 증시는 정부의 재벌정책에 대한 혼선으로 하루에 50포인트 가까이 급등락하는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은 미국증시의 급등에 힙입어 오전장 한때 각각 23.01포인트, 7.96포인트까지 올랐지만 현대그룹주의 하락여파로 오히려 23.97포인트, 3.55포인트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특히 지수선물 6월물은 이날 기준가격인 93.60포인트보다 2.05포인트 높은 95.65포인트에 첫 거래된 이후 한때 96.30포인트까지 상승했지만 현대그룹주 급락을 우려한 매도헤지 물량으로 전일보다 3.60포인트 하락한 90.00포인트로 주저앉았다. 이날 현대그룹주가 전종목에 걸쳐 하락세를 보인 것은 현대투신의 구조조정에 따른 계열사의 추가부담 우려, 현대그룹에 대한 세무조사, 그리고 경영권 문제와 관련된 부정적 인식이 자금악화설 등의 악성루머로 확대 재생산됐기 때문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즉 정부의 임기응변식 증시대책이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려 장세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5일 정부가 발표한 추가 공적자금 투입만 하더라도 시장반응은 뿌리에 대한 치유없이 발등의 불을 제거하기 위한 단기성 대책의 일환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공적자금 규모는 물론 조달방법에 대한 명확한 플랜의 제시가 없는데다 회계장부상의 부실 제거만으로 투신사에 대한 환매기류가 차단될 수 있을지 속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운용 가능한 공적자금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 비해 나라종금, 대한생명 등에 추가로 소요될 공적자금 규모가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금융당국이 어떤 방식으로 필요자금을 조달하든 결국은 채권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점도 부정적 반응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와관련, 증권업계는 당초부터 정부가 재원마련에 현실성있는 비전을 제시할 경우 불안심리는 다소 진정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날 공산이 크다는 전망을 해왔다. 정부의 꿰어 맞추기식 대책도 신뢰상실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정부는 최근 주가부양 차원의 연·기금 동원, 주식 상·하한제 폐지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가「어설픈 대책」이라는 시장의 핀잔만 들어야 했다. 또한 자기 코가 석자인 투신권을 비롯해 기관투자가에게 책임있는 행동을 촉구했다가 구태의연한 관치금융이란 혹평까지 받았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2차 금융구조조정과 예금보호한도 축소 등으로 시중자금은 더욱 단기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식시장으로의 자금환류를 위해서는 금융구조조정에 대한 투명성 확보, 시장과의 합의 도출 등 정책의 신뢰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말했다./정구영기자 GYCHUNG@SED.CO.KR 정구영기자GYCHUNG@SED.CO.KR 입력시간 2000/04/26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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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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