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우리당 "침통… 지도부 총사퇴 무게"

한나라 "극도 신중… 대선서 이겨야"<br> 민주 "목표달성 만족"… 민노 "지역주의 우려"

5ㆍ31 지방선거 투표가 종료된 직후 각 당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민심의 향방을 지켜봤다. 그러나 차분함 뒤의 분위기는 당별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열린우리당 각 방송사의 출구조사에서 ‘한나라당 압승, 열린우리당 참패’라는 결과가 나오자 정동영 당 의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정 의장은 5시 반께 당사에 도착, 당직자들을 격려하고 지도부와 잠시 환담을 나눴지만 별다른 대화가 오가지 않는 등 내내 어두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정 의장은 “선거를 지휘한 의장으로 무한 책임을 느낀다”며 운을 뗐다. ‘책임론’과 관련, 정 의장은 “크고 작은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자세한 얘기는 1일 오전 당 공식회의를 통해 얘기하겠다”고 말해 지도부 총사퇴 가능성을 밝히기도 했다. 조배숙 최고위원도 “개인적으로 자리에 연연하는 지도부는 없을 것”이라며 사퇴 쪽에 무게를 뒀다. 이에 따라 향후 당내 주도권을 두고 이해관계가 엇갈려 있는 각 세력간 이번 선거 결과를 둘러싼 책임론과 정 의장이 제기한 ‘민주평화세력 대연합’을 두고 격심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극도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재오 원내대표, 허태열 사무총장 등 지도부는 이날 오후 5시40분께 당사에 도착했고 박근혜 대표는 9시께 당사를 찾아 당직자들을 격려했다. 하지만 표정은 굳어 있었고 말도 극도로 아꼈다. 박 대표는 압승을 예측하는 방송 보도에 “개표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고만 했다. 취재진 사이에서는 “선거에서 진 당의 모습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오히려 한나라당에는 “지방선거보다 대선을 이겨야 한다”며 전의를 다지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미 예측된 결과였던 만큼 표정관리에 나선 면도 엿보인다. 더구나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도 ‘샴페인’을 터뜨리다 대선에서 패한 경험을 잊지 않겠다는 뜻도 강하게 담겨 있다. ◇민주ㆍ민노당 민주당은 방송사 예측조사 결과 광주와 전남 2곳에서 승리할 것으로 나오자 당초 목표를 달성했다며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당력을 집중했던 전북에서 정균환 후보가 열린우리당 김완주 후보에게 크게 뒤지는 예측조사 결과가 나온 데 대해서는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어도 승리했을 것이라면서 아쉬워했다. 한화갑 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로 호남 정서를 대변할 정당은 민주당밖에 없다는 것이 확인됐고 수권 정당으로서 발돋움할 교두보가 마련됐다”고 자평했다. 민노당은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되는데 대해서는 지역주의가 여전한 현주소를 반영하는 것 같아 크게 우려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충남지역에 사활을 걸고 있는 국민중심당도 한나라당의 ‘싹쓸이’를 막지 못한 데 대해 침통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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