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전자문서보관으로 달라지는 세상

지난 90년대 이후 정보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컴퓨터와 인터넷, 통신기술을 생활 및 업무환경의 필수도구로 만들었으며 2006년 현재 우리의 일상에서 이들을 떼어놓고 생각하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여년 전의 사무실 풍경과 달라지지 않은 아날로그적인 모습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책상 위에 수북이 쌓인 서류철들과 사무실 한쪽에서 부지런히 종이들을 출력해내고 있는 프린터와 복사기라 하겠다. 실제로 캐나다 통계청이 발표한 보고서 ‘Our lives in digital times’에 의하면 컴퓨터와 네트워크의 활용으로 ‘종이 없는 사무실’이 예견됐으나 오히려 83년부터 2003년 사이에 종이 소비가 두 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한 시중은행의 경우에도 한해에 발생하는 종이문서의 양이 6억장에 이르고 이에 대한 생산 및 보관비용으로 40억원이 소요된다고 하니, 이를 전산업에 적용해 생각할 경우 종이로 인해 불필요하게 지출되는 비용은 천문학적 수치에 달할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업무 프로세스의 대부분이 전자문서로 수행됨에도 불구하고 종이문서를 발생시키고 보관하는 기형적인 프로세스가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현업담당자들은 전자문서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서 종이문서의 보관 및 제출을 명시화하고 있는 현행 법규를 들고 있다. 이는 종이문서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ㆍ변조가 용이한 전자문서의 특성으로 인해 문서의 진본성 및 무결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마련의 일환으로 수년간의 산고를 통해 탄생한 것이 바로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제도이다. 엄격한 시설ㆍ장비기준 및 규격을 충족하는 기관을 정부에서 공인전자문서보관소로 지정하고 여기에 보관된 문서는 진본성 및 무결성을 보장받게 되는 것이다. 공인전자문서보관소의 등장은 우리 일상생활의 모습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마다 발생하는 엄청난 종이문서는 사라지고 전표를 찾기 위해서 문서창고 여기저기를 뒤적거리는 일은 이제 과거의 일이 될 것이다. 또한 업무 프로세스 자체가 비대면 방식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불필요한 업무 프로세스를 제거함으로써 업무처리 속도와 효율성이 향상될 것이다. 공인전자문서보관소제도의 시행으로 인한 연간 경제적 편익은 직접적인 효과만 고려하더라도 2010년까지 총 6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공인전자문서보관소를 활용한 업무처리로 인한 국가투명도 제고 및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간접효과의 가치는 여기에 비할 수 없을 것이다. 공인전자문서보관소제도는 산업 전체의 업무 프로세스를 바꾸는 혁신이자 신산업의 발굴이라고 할 수 있다.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통해 미래성장동력의 새로운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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