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요즘 광고계 뜨는 키워드] 언어유희로 시선 끌고

동음이의어·중의적 표현 활용

ABC 마트·진라면 광고 인기

저급한 표현은 반감 등 역효과


동음이의어와 중의적 표현을 적절하게 활용한 '언어유희' 광고가 뜨고 있다. 혹자는 이들 광고를 말장난에 불과한 B급 정서로 치부하지만 최근 젊은 층에 큰 호응을 받으며 주류 광고계를 위협하는 존재로 떠올랐다.

신발 편집숍 ABC마트는 최근 상반기 결산세일 차원에서 '가격 신 내림'이라는 광고를 내보냈다. 이 광고엔 굿판을 떠올리게 하는 무속음악을 배경으로 신이 내린 듯 눈이 뒤집힌 모델이 등장한다. 펄쩍펄쩍 뛰는 그의 옆으로 '가격 신 내림'이라는 문구와 함께 '그 분이 오신다'는 성우의 나레이션이 이어진다. 신 내림이라는 단어를 중의적으로 해석하고 기괴한 몸짓을 더해 웃음을 유발한 것이 특징이다.


오뚜기의 TV광고 '진라면-류현진 편'도 언어유희를 통해 재미를 본 대표적 사례다. 야구선수 류현진이 영상 끝머리에 자신의 이름 끝 자에 제품명을 덧붙여 '류현진~라면'을 언급하며 웃는 장면은 유행어가 될 만큼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았다. 단순하지만 리듬을 탈 수 있는 언어유희가 대박친 것이다. 이 광고 덕분에 진라면 매출은 지난 5월까지 20%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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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화제를 모았던 빙그레 바나나우유 광고에서는 모델 고창석이 구수한 경상도 발음으로 '이러니 반하나 안 반하나'고 말하며 동음이의어의 묘미를 십분 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언어유희 광고가 모두 호평받는 것은 아니다. 쇼핑사이트 쿠차의 '싸다구' 광고는 지난 16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권고 행정 지도를 받았다. 이 광고는 모델 신동엽이 한 여성에게 뺨을 맞는 것을 시작으로 쿠차에서 파는 물건으로 계속 맞는 내용을 담았다. 뺨의 속된 표현인 '싸다구'를 '가격이 싸다'는 의미로 연결짓고자 한 의도와 달리 어린아이들이 부모의 뺨을 때리는 행동으로 나타나 육아 커뮤니티 등에서 거세게 항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말장난처럼 보이는 광고 문구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특징을 적절하게 알리고 소비자가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하는 효과적인 도구"라며 "다만 정교하지 않은 언어유희는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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