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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사망요인 4위 자살

설득하기보다 일단 들어줘야<br>급작스런 행동 변화 땐 의심을… <br>흔히 말하는 "자살할 용기로 살아보라"는 말보다는 공감대 형성부터



[리빙 앤 조이] 사망요인 4위 자살 설득하기보다 일단 들어줘야급작스런 행동 변화 땐 의심을… 흔히 말하는 "자살할 용기로 살아보라"는 말보다는 공감대 형성부터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노후 걱정, 입시 걱정 없이 서로 어울리면서 다 함께 잘 사는, 그런 곳에서 살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걱정을 안고 살 수밖에 없어서 그런지 자꾸 자살 생각을 하게 되는데 자살하기는 두렵습니다. 살긴 살아야 하는데 죽기도 살기도 다 싫지만…. 살긴 살아야 하는데…. (한국자살예방협회에 최근 올라와 있는 게시물) 평소 밝은 모습을 보여주던 탤런트 안재환씨의 안타까운 자살 소식에 많은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 통계청의 지난해 사망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사망요인으로 자살은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에 이어 4위에 올라 있다. 특히 20~30대 젊은층에서는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청소년 10명 중 6명이 '자살을 생각해봤다'고 조사돼 자살은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자살예방 관련 사이트에도 '자살하고 싶다'는 글들이 하루에도 여러 건 올라온다. 전문가들은 자살하려는 사람들은 대다수가 자살을 암시하는 '이상징후'를 보이는 만큼 주변 사람들이 잘 대처하면 자살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전문가 상담 받도록 설득하는 게 최선= 자살징후가 포착되면 직접 상담하기 보다는 정신과 전문의 등 해당 분야 전문가의 상담을 받도록 설득하는 것이 좋다. 이화영 고려대안암병원 정신과 교수는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에게 ‘자살할 용기로 차라리 살아라’라고 하는 것은 절대 도움이 안된다”며 “그 사람의 얘기를 잘 경청해 자살을 생각하게 하는 주요 원인, 즉 ‘스트레서’를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일단 얘기를 잘 들어주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같이 알아보자’는 식으로 공감대를 형성해 자살을 생각했던 사람이 ‘내게도 의미있게 잘 대해주는 사람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해줘야 한다. 이 교수는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의 경우 판단력이 흐려지고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좁은 세상에 갖혀 있다는 이른바 ‘터널 비전’을 갖게 된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해줘야 한다”며 “그러나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자살을 100%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병원에 입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영훈 고려대안산병원 정신과 교수도 “단순히 ‘자살은 나쁘다’ ‘그런다고 해결될 것 같냐’는 식으로 상대방을 나무라거나 살아야 되는 이유를 설교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자살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대방의 고통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중립적 입장에서 경청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살 의심자에게는 ‘주변 사람들이 당신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문제 해결점을 같이 찾아보자’는 식으로 말해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해줘야 한다. 자주 만나거나 연락을 취해 지속적인 관심을 표현, 고립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은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충동적인 자살을 막으려면 주변 도움이 절대적이다. 자살만이 문제의 해결책이 아님을 알려주고 문제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며 “가족간의 불화라면 친구, 정신과 의사 및 평소 신뢰하는 사람에게 고민을 적극 털어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살 충동을 느낄 경우 24시간 운영되는 ‘자살 핫라인’ 생명의 전화(1588-9191)에 전화해 상담받으면 마음을 돌리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교수는 “자살 충동의 경우 그 순간만 잘 넘기면 금방 평상심으로 돌아올 수 있는 만큼 상담전화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급작스런 행동변화 자살 의심을= 그렇다면 자살을 암시하는 징후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자살하려는 사람은 평소와 다른 옷차림이나 행동을 통해 주위의 관심을 끌고 허무함ㆍ자기책망ㆍ죽음 등이라는 단어를 자주 언급함으로써 자살을 암시하는 경우가 많아 가족이나 친구들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신호를 느낄 수 있다. 고영훈 교수는 “자살 관련 정보에 관심을 쏟고 장래에 계획이 없다고 말하거나 갑자기 자신의 중요한 물건을 남에게 주고 유언 비슷한 얘기를 하는등 행동에 이상이 있을 경우 자살 시도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며 “최근 경제적 손해가 극심하거나 중요한 사람을 잃었던 경우도 유력한 자살위험 군”이라고 밝혔다. 자살자의 90%는 양극성장애ㆍ우울증ㆍ알코올이나 약물남용ㆍ정신분열증 등 하나 이상의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우울증 환자의 15%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어 평소 우울증 치료를 적절히 해야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 전덕인 한림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우울증을 암ㆍ심장질환 등과 같이 꼭 치료받아야 할 질환으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우울증 치료야말로 자살을 예방하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자살 시도를 했던 사람은 재차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더욱 주의해야 한다. 전 교수는 “한 차례 자살미수를 경험했던 사람이 고통과 수치심으로 다시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라며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들이 가장 유력한 자살위험군”이라고 말했다. 노인들의 경우 만성질환이 있으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은 만큼 평소 건강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자살 시도자, 가족 중에 자살자가 있는 사람, 알코올의존증이나 우울증ㆍ만성질환으로 장기간 고통받고 있는 사람, 정신과 입원치료 경력자, 최근 중요한 가족ㆍ친구와 사별한 사람 등은 ‘자살 고위험군’이므로 자살 욕구를 대신할 종교ㆍ취미생활 등을 갖고 절망 상태에 빠졌을 때 상담할 수 있는 의사ㆍ교사ㆍ종교인ㆍ전문 카운슬러 등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 관련기사 ◀◀◀ ▶ [리빙 앤 조이] 구이 요리의 재발견 ▶ [리빙 앤 조이] 세계의 구이요리 ▶ [리빙 앤 조이] 구이 골목의 재발견 ▶ [리빙 앤 조이] 한방칼럼-배앓이 자주하는 아이들의 속사정 ▶ [리빙 앤 조이] 사망요인 4위 자살 ▶ [리빙 앤 조이] '땅끝'은 해남여행의 시작일 뿐… ▶ [리빙 앤 조이] '세계로 울리는 명량의 북소리' ▶ [리빙 앤 조이] 캄보디아 시엠립-앙코르 유적과 주변 관광지 ▶ [리빙 앤 조이] 앙코르와트 명성에 가려진 수도 프놈펜 ▶ [리빙 앤 조이] 서비스드 아파트 아시아 2008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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