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280엔' 日 소비자 마음 훔치다

소비시장 새 기준선 각광<br>우동·라면·덮밥등 쏟아져

장기 불황에 빠져 있는 일본의 소비시장에서 '280엔'이 일본인들의 지갑을 열어주는 마법의 숫자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4,300원. 쉽게 지갑을 열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하지만 품질을 의심할 정도로 싸구려는 아닌 이 금액이 일본 소비시장의 새로운 기준선이 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4일 소개했다. 280엔짜리 물건이나 서비스는 곳곳에 넘쳐난다. 10년 전 출시된 280엔짜리 소고기덮밥(규동)을 시작으로 280엔짜리 라면, 우동, 도시락, 문고판 서적 등이 속속 출시됐고, 280엔짜리 균일가 메뉴를 선보이는 선술집도 적지 않다. 꼭 280엔은 아니라도 일반 직장인이나 주부들의 소비생활에서 300엔을 조금 밑도는 금액대는 적잖은 의미를 갖는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지난해 총무성의 가계조사에 따르면 2인이상 가구에서 1인당 한 끼 식비에 지출하는 금액은 296엔. 대형 유통업체인 이토요카도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주부들이 장을 볼 때 품목당 구매 단가는 280엔 전후로 나타났다. 실제로 10년 전 대형 규동 체인점인 요시노야가 가격파괴에 나서면서 당시 400엔이던 덮밥 가격을 250~350엔 사이로 낮춰 고객 조사를 실시한 결과, 300엔을 밑돌면 고객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250~290엔 사이에서는 고객 수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시노야는 이 조사결과를 토대로 한 그릇 280엔짜리 덮밥을 출시해 280엔 마케팅의 선구자 역할을 톡톡히 해 냈다. 니혼게이자이는 "300엔은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선"이라며 가쿠슈인대학 경제학부의 우에다 다카호 경제학부 교수의 말을 인용, "300엔을 조금 밑도는 가격은 손쉽게 구입할 수 있으면서도 너무 싸서 품질이 우려되지는 않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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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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