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가 문제가 아니라 +∝(알파)’를 주시해야 한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중국당국이 지난 21일 결정한 2%의 위앤화 절상폭을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준 계기 정도”라며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았다.
재정경제부는 22일 추가로 발표한 ‘위앤화 절상의 영향 및 대응방안’이란 자료에서도 “위앤화가 10% 절상되고 원화도 2% 수준 동반 절상되면 상품수지가 8억달러 개선될 것으로 추정된다”는 한국은행의 낙관적 전망만을 근거 수치로 내놓았을 뿐이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은행에 이어 재경부마저 낙관론을 추가로 읊을 필요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여유가 있으며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해석은 이날 나온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란 자료에서도 나타났다. 정부는 위앤화 절상에 따라 중국의 수출이 둔화할 경우 최근 급성장한 우리 기업의 중국 수출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의 전체 수출 가운데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2001년 12.1%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19.6%에 달했다. 반면 중국기업들과 경쟁하는 우리 기업들은 제3국 수출에서 경쟁력이 개선됨에 따라 종합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조원동 경제정책국장은 “한국은행과 달리 국내 연구기관들은 우리의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며 재경부도 보수적으로 판단하면 소폭 줄어들 수도 있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만 그 폭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따라 올해 예상하는 4% 안팎의 성장률을 변화시킬 요인은 절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다만 당장의 ‘2% 절상’보다는 추후 위앤화의 추가 절상과 이를 틈탄 국제 환투기 세력들의 움직임에 더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진동수 국제업무정책관은 “절상폭이 소폭에 그침에 따라 일부에서는 추가 절상 기대로 위앤화에 대한 환투기 지속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앞으로 위앤화 환율 변동이 미진할 경우 미국 등의 절상압력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경부는 “중국에 대한 무역제재 법안을 추진 중인 미국의 일부 상원 의원들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 중국의 새로운 환율제도 운영경과를 보아가며 (제재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로 민간 연구소에서는 위앤화의 추가 절상폭이 올해 5%, 내년 5% 등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또 신경을 쓰는 부분이 중국이 새롭게 도입한 ‘통화 바스켓’ 제도이다. 조 국장은 이 부분을 ‘블랙박스’로 표현했다. 진 정책관은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중국이 구체적으로 바스켓에 어떤 통화를 편입할지에 대해 공표하지는 않았지만 한쪽 방향이 아닌 다른 쪽으로 움직이는 통화를 적절히 넣어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일단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바스켓 제도가 자칫 잘못 운영될 경우 투기꾼들의 공격대상이 될 수 있고 우리 외환시장에도 오버슈팅(과도한 매매)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감을 나타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당분간 외환시장의 움직임을 일일 점검하되 거시 부문의 전체 영향에 대해서는 주단위로 관계당국간의 협조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7월부터 해외투자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각종 규제완화책이 이번 위앤화 절상과 맞물려 미칠 파장에 대해서도 재점검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