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쌍용건설 매각가격 협상 본격 돌입

동국제강, 실사 마쳐… 이달말까지 최종 인수가 제출할듯

동국제강이 쌍용건설 매각 정밀실사를 마치고 채권단과 본격적인 가격협상에 돌입한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9일 “동국제강이 쌍용건설에 대한 정밀실사를 이날 마무리함에 따라 이달 말까지 동국제강으로부터 최종 인수가격을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산관리공사는 최종 인수가격을 제출받은 후 오는 10월부터 15일간 동국제강과 최종 인수가격을 놓고 협상을 벌인 뒤 매각심의위원회ㆍ이사회ㆍ경영관리위원회 등의 승인을 거쳐 다음달 하순께 본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공사는 이후 최종 인수가를 토대로 다음달 말이나 11월 초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 측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타진한 뒤 이르면 11월 중에 최종 인수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동국제강이 쌍용건설을 인수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동국제강은 곧바로 이어질 가격협상에서 상당히 불리한 상황에 처해 있다. 동국제강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당시 인수가격으로 1주당 3만1,000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쌍용건설의 주가는 9일 종가기준 1만1,150원으로 동국제강이 제시한 가격의 3분의1 정도로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동국제강이 우발채무 등을 이유로 깎을 수 있는 가격폭은 입찰가의 5%에 불과해 제시할 수 있는 최저가격은 2만9,450원이다. 결국 현재의 시장가치보다 훨씬 높은 가격 범위 내에서 가격협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당시 컨소시엄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던 군인공제회가 쌍용건설 인수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악재다. 전체 인수금액의 약 3분의1 정도를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던 군인공제회가 이탈한다면 동국제강으로서는 자금을 자체적으로 추가 조달하거나 외부에서 새로운 FI를 구해야 한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군인공제회로부터 어떤 소식도 받은 바가 없기 때문에 입장을 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이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세워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매각할 쌍용건설의 지분 50.07% 가운데 24.72%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하고 있는 우리사주조합이 당초 주장대로 청구권을 모두 행사할 경우 동국제강의 쌍용건설 경영권 장악은 물 건너 가게 된다. 하지만 최근 우리사주조합 내부에서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에 대한 내부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따라서 조합 측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가격협상과 더불어 동국제강이 우리사주조합에 어떤 카드를 제안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브라질에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동국제강이 쌍용건설을 무리한 가격에 인수한다면 ‘승자의 저주’에 걸릴 가능성도 있다”며 “가격협상을 통해 적절한 가격을 산출해낸 후 우리사주조합까지 설득해야 하기 때문에 인수성공 여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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