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영어 못하는 뉴요커 150만명 넘는다"

저학력 이민자들 몰려…어린이만 영어 하는 가정도 많아

전세계 곳곳에서 미국 뉴욕으로 저학력 이민자들이 몰려 들면서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뉴요커가 150만명을 넘어섰으며 이런 `영어 문맹자'의 숫자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뉴욕시 당국이 센서스 자료와 이민 관련 정보를 토대로 작성한 자료를 인용해 뉴욕에서 영어를 못하는 성인이 전체 성인인구 가운데 5분의 1을 넘고 있다면서 이는 자라나는 2세 교육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영어를 못하는 뉴욕 주민 가운데 약 절반은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는 가정의 일원이며 약 4분의 1 가량은 집안에서 어린이만이 유일하게 영어를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는 뉴욕 타임스사(社) 부설 공익재단의 주도로 신규 이민자에 대한 영어교육 향상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된 민관 합동 기구 회의에서 발표됐다. 뉴욕시의 조지프 샐보 인구과장은 "남유럽과 동유럽에서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된 20세기 초에도 뉴욕은 외국어를 쓰는 사람들로 넘쳐났지만 지금처럼 다양한 언어가 사용된 것은 전례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영어를 못하는 뉴요커들이 집에서 사용하는 언어로는 스페인어가 51%로 가장 많았고 중국어(13%)와 러시아어(8%), 크레올어를 포함한 프랑스어(4%), 한국어와 이탈리아어(각 3%), 폴란드어(2%)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해 뉴욕시 전체 인구의 고졸이하 학력자 비중이 27%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영어를 못하는 뉴욕주민의 학력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중 상당수는 출신지 국가 언어로도 글을 읽을 수 없어 영어를 익히는 데 결정적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밝혔다. 물론 이들은 거의 전부가 외국에서 태어났으며 6%는 스페인어를 주로 사용하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태생으로 집계됐다. 미국에 온 시기는 1990-2000년 사이가 40%,1965-1989년이 44%였으며 1965년 이전에 미국에 왔지만 여전히 영어를 못하는 사람도 10%나 됐다. 타임스는 도미니카 공화국이나 멕시코, 중국 등 3개국 출신의 산모에게서 태어나는 아이가 뉴욕 전체 신생아 가운데 약 6분의 1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 이민자그룹은 모두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데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는 사람의 비율이 70%를 넘는다면서 `영어 문맹자'로 인한 어린이 교육의 문제를 우려했다. 타임스는 이민자들에게 영어를 교육하기 위한 시설이 뉴욕시 곳곳에 마련돼 있으나 이를 시행하는 기관이 학교, 도서관, 교회, 노조, 근로자 교육시설 등으로 분산돼 있어 이민자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적합한 시설을 찾아가는 것조차 힘겨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런 시설 가운데 다수가 이민자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과는 동떨어진 곳에 설치돼 있는 점이나 신규 이민자 가운데 다수가 불법 체류자라는 점이 이들에 대한 영어 교육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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