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기업문화 혁신의 新트렌드

올해 초 세계경영연구원이 국내의 최고경영자들을 대상으로 ‘기업 경영에서 가장 변화가 시급한 것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기업문화의 혁신’이라는 대답이 39%로 가장 높았다고 한다. 과거의 혁신 활동이라면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 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 등을 손꼽던 데 비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최근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기업문화 혁신의 신 트렌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가장 두드러진 변화 가운데 하나는 사업 전략 방향에 맞춰 구성원들의 사고와 행동을 바꾸기 위한 기업문화 혁신 활동들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직원들 사회공헌활동 적극 참여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좋은 예이다. 그는 취임 당시부터 신성장 엔진 찾기 위해 신사업에 의한 매출 성장 규모를 전체 매출의 8%로 설정하고 혁신적인 사업 아이디어를 모으는 데 주력해왔다.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가 바로 ‘IB(Imagination Breakthrough)’라는 문화 혁신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이멜트 회장은 직접 신사업 추진 활동에 나서고 있다. IB제도란 ‘여러 부문 구성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신사업 아이디어를 내고, 성공 사례가 나오게 되면 이를 신속히 사업화하는 일종의 신사업 추진 절차’이다. IB제도의 성공으로 담수처리시스템, 유방암 진단기 사업 진출 등 GE는 최근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지난 90년대만 하더라도 많은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체면치레로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적 책임 활동을 기업이미지 향상과 연계시키는가 하면 마케팅 활동이나 인재 확보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기업들이 각종 사회 공헌 활동에 구성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마인드 변화에 나서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스타벅스사는 98년부터 환경 단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커피 생산 농민들을 위한 기부금으로 매년 상당한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 그 결과 언론을 통해 회사의 환경보호 활동이 전세계에 알려졌고 국제상공회의소와 유엔환경계획이 수여하는 세계지속가능발전파트너십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여기서 우리는 사회적 책임에 임하는 회사의 자세도 중요하지만 이로 인한 구성원들의 마인드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타벅스사의 직원들은 회사가 커피 농장 주변 지역의 환경을 보존하고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데 앞장 서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베이비 붐 세대가 은퇴하고 출산율이 저하됨에 따라 멀지않은 시기에 노동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인지 최근 기업들은 경쟁력 있는 인재를 확보ㆍ유지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일할 맛 나는 회사(GWPㆍGreat Work Place)’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례로 매년 포천지가 선정하고 있는 훌륭한 일터 100대 기업에 98년 이래 6년 연속 10위 내에 선정됐던 금융기업 시노버스사는 ‘직원들이 아침에 일어나면 달려가서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조직원간 배려·존중 풍토조성을 이 회사의 경영진은 신뢰문화위원회ㆍ포커스그룹 등 다양한 직원들과의 의사소통 채널을 마련하는 등 종업원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실행하고 있다. 그 결과 1888년 설립된 이후 단 한 명의 종업원도 해고되지 않을 정도로 구성원간에 배려와 존경이 중시되는 풍토를 가지게 됐다. 마지막으로 경영자들은 최근 기업들이 사업 전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문화 혁신을 추진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선진 기업들이 문화 혁신의 방향을 사업 전략과 결부시키거나, 기업이 속한 사회 환경을 고려하고 종업원 존중을 중시하는 것은 이것이 모두 사업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단지 구호에 그치지 않고 성과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 풍토 조성에 나설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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