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은행권의 해외 차입이 위축되면서 우리나라의 대외채무가 사상 최대폭으로 줄었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08년 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외채무는 지난해 말 3,805억달러로 9월 말에 비해 450억달러 감소했다. 대외채무가 연중 기준으로 감소한 것은 지난 2001년 이후 7년 만이다. 분기 감소폭으로는 외채 통계가 작성된 1994년 4ㆍ4분기 이래 최대폭이다. 만기별로는 단기외채가 1,896억달러에서 1,511억달러로 385억달러, 장기외채는 2,359억달러에서 2,294억달러로 65억달러 각각 감소했다. 단기외채와 만기가 1년 이내인 장기외채를 더한 유동외채는 지난해 말 1,940억달러로 4ㆍ4분기 중 388억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 대비 유동외채 비율은 96.4%로 집계됐다. 부문별로는 은행차입이 지난해 9월 말 1,594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1,150억달러로 444억달러 급감했다. 국내 은행은 199억달러, 외국계 은행의 국내지점(외은지점)은 245억달러 줄었다. 이는 지난해 4ㆍ4분기 국제금융시장이 악화하면서 국내 은행이 해외 차입금을 만기 연장하거나 신규 차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외은지점은 해외 본점으로 자금을 회수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해외차입 여건이 어려워진 측면도 있지만 당국이 외화유동성을 대폭 공급함으로써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사정이 개선된 점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지난해 말 -323억달러로 9월 말의 -240억달러보다 순대외채무 규모가 83억달러 증가했다. 이와 관련, 한은은 순대외채무가 323억달러이지만 이 가운데 환헤지용 해외차입금 등 상환부담이 적은 외채(1,027억달러)를 제외하면 순대외채권이 약 704억달러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