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7대 이슈로 돌아본 2006 유통가

M&A… S라인… 쌍춘년 열풍… "시장 후끈"

유통업계는 올해 말 그대로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신세계와 이랜드의 월마트ㆍ까르푸 인수, 롯데의 우리홈쇼핑 인수, 애경의 삼성플라자 인수 등 굵직굵직한 인수합병(M&A)이 잇따라 성사되면서 유통업계의 지형도가 크게 바뀌었다. 식품업계도 예외가 아니었다. CJ의 삼호F&Gㆍ하선정종합식품 인수, 대상의 두산 종가집 김치 인수 등 대형 식품업체들의 ‘덩치키우기’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각종 먹거리 안전파동으로 소비자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고, ‘빈센트 앤 코’ 짝퉁시계 사건은 우리 사회의 지나친 명품열풍의 폐해를 고스란히 보여줘 국민들을 씁쓸하게 했다. 주류업계는 소주 저도화 경쟁이 불붙으면서 순한 소주가 불티나게 팔렸고, ‘S라인 열풍’으로 스키니진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쌍춘년 결혼 특수로 혼수가구와 가전, 예복판매도 크게 늘었다. 월마트, 까르푸 한국시장서 철수 올 한해 유통업계의 최대 이슈는 월마트코리아와 한국까르푸의 한국시장 철수로 꼽힌다. 한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세계 1, 2위 유통업체의 동반 퇴진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까지 깜짝 놀라게 한 일대 사건이자 국내 토종업체의 진가를 드높인 일이었다. 시작은 프랑스계 할인점인 한국까르푸에서 촉발됐다. 올 초 매각설이 퍼지며 유통시장에서 한국까르푸의 철수가 기정사실화됐고, 롯데, 신세계, 홈플러스, 이랜드 등 유통강자간의 경합 끝에 지난 4월 이랜드가 롯데를 물리치고 1조4,800억원에 32개 매장을 인수했다. 까르푸와 달리 월마트코리아 매각은 첩보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전격적이었다. 할인점 사업 국내 1위인 신세계는 극비리에 월마트와 물밑 협상을 벌인 뒤 지난 5월말 월마트코리아 16개 매장을 8,250억원에 전격 인수합병했다. 결국 96년 국내 유통시장 개방 이후 10년만에 세계적인 유통강자들이 한국시장에서 백기를 들고 쓸쓸히 퇴장하게 됐고, 국내 할인점 시장은 자연스럽게 이마트 독주 속에 홈플러스, 롯데마트, 이랜드의 추격전이 펼쳐지는 1강 3중시대로 재편됐다. CJ, 하선정 인수등 식품업계 M&A 바람 2006년 식품업계는 M&A 열풍이 휩쓸고 지나간 한해였다. 연초 신년사를 통해 M&A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던 CJ는 2월 수산물 가공업체인 삼호F&G를 사들인데 이어 11월에는 미국 LA의 냉동식품업체인 옴니(Omni Food Inc.)를 68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CJ는 이어 이 달 21일 액젓과 김치 등을 판매하는 하선정종합식품의 지분 100%를 329억7,000만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 젓갈 및 김치 사업도 강화하게 됐다. 수년간 움츠려있던 대상은 지난 10월 포장김치 시장 1위인 종가집 김치와 두부, 고추장 등을 포함한 두산의 식품사업을 전격 인수, 신선식품군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오뚜기는 지난11월 만두로 유명한 삼포식의 지분 55.56%를 130억원에 인수, 냉동 만두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이미 덴마크 우유로 알려진 디엠푸드를 사들인 동원그룹은 올들어 해태유업까지 인수, 유가공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소주시장 20도 이하 '순한 술' 전쟁 지난2월 두산주류BG가 알코올도수 20도짜리 소주 신제품인 '처음처럼'을 출시한 이후 지방 소주업체들도 잇따라 20도짜리 소주를 내놓으면서 소주 전쟁이 촉발됐다. 이어 9월 진로가 19.8도짜리 '참이슬 후레쉬'를 출시하자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진로와 두산의 시장 쟁탈전이 치열해지면서 순한 소주 시장을 둘러싼 독한 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다. 두산은 저도소주 수요에 힘입어 처음처럼 출시 당시 5.3%였던 시장점유율이 1년여만에 2배 이상인 11.7%(11월말 기준)를 기록했다. 진로 참이슬 후레쉬도 출시 2개월 13일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저도 소주는 무엇보다 웰빙 열풍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가볍게 즐기는 음주문화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개발됐다. 여기에다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로 여성 음주인구가 주소비층으로 부상하는 추세를 감지해 대박을 터뜨렸다. 한편 저도소주 경쟁이 불붙으면서 부산ㆍ경남권에서는 대선주조와 무학이 16.9도짜리 초저도 소주를 출시, TV광고까지 내보내는 등 접전을 벌이고 있다. '빈센트 엔 코' 시계등 짝퉁 맹위 떨쳐 2006년은 그 어느 때 보다 '짝퉁'이 맹위를 떨친 한해였다. 특히 올해는 기존 명품을 흉내낸 '짝퉁명품' 뿐 아니라 존재하지도 않는 명품이 버젓이 백화점ㆍ홈쇼핑 등에서 고가에 유통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짝퉁명품 파동의 주범은 100년간 유럽 왕실에만 한정 판매됐다는 '빈센트 앤 코'시계와 180년 전통의 스위스산 명품시계 '지오 모나코'. 유명 연예인과 부유층을 상대로 호화마케팅을 펼치며 최고 1억원에 판매된 이 '명품시계'의 정체는 원가 20만원의 중국산 부품으로 만든 싸구려 시계와 5년도 채 안된 무명시계로 밝혀지며 우리 사회에 깊숙이 뿌리박힌 '명품병(病)'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이밖에도 할리우드 스타가 애용한다는 가짜 명품화장품 '3LAB', 오리온 '초코파이', 농심 '신라면' 등 국산을 모방한 중국산 가짜 식품이 기승을 부리면서 유통가는 '짝퉁파동'에 심한 몸살을 앓았다. 학교급식 식중독·AI 등 먹거리 불안 올해도 과자 유해성 논란, 학교 급식 식중독, 분유에서 사카자키균 검출,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 등 크고 작은 식품 파동이 발생, 소비자들이 먹거리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 초 과자에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시키는 유해물질이 함유돼 있다는 한 TV프로그램이 방영된후 제과업계는 곧바로 매출이 급락하는 등 연초부터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6월에는 수도권 31개 학교에서 CJ푸드시스템을 비롯해 일부 업체가 제공하는 급식을 먹은 3,000여명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일으켰던 사상 최악의 급식 대란은 급식 파동에 책임을 지고 CJ푸드시스템이 급식 사업에서 전면 철수했다. 9월 들어서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남양유업의 '알프스 산양분유'에서 대장균의 일종인 사카자키균이 검출됐다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발표로 아기 엄마들이 불안에 떨었다. 식약청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분유업계는 저출산으로 인한 매출 감소에다 분유에 대한 불신까지 확산되면서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11월말에는 전북 익산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 일시적으로 닭고기 소비가 급락하고 닭 가격도 폭락했다. 'S라인' 유행에 스키니진등 대히트 올 한해 유통가를 뜨겁게 달군 이슈 중 하나는 단연 'S라인'이다. S라인은 여성의 가슴과 엉덩이를 따라 흐르는 굴곡 있는 몸매를 뜻하는 것으로 탤런트 현영의 S자형 몸매가 대중에게 회자되면서 신조어로 굳어졌다. 20cm 길이의 '초미니스커트'가 유행하면서 불붙기 시작한 S라인 열풍은 올 초부터 '스키니진', '미니원피스' 등을 잇달아 히트시켰고, 노출패션이 대세를 이룬 월드컵시즌에는 '다이어트 패치', '누드브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겨울철 패션아이템으로 '레깅스'가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올해 인터넷몰 히트상품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S라인 열풍은 마케팅ㆍ광고계도 휩쓸었다. S라인을 형상화한 음료수(해태음료 스무디N)ㆍ보일러(대성셀틱)가 등장하는가 하면 '아내의 S라인을 잡아주는 아파트'(동일하이빌), '갖고 싶은 S라인이 있다'(미에로화이바) 등 광고 카피에도 S라인이 빠지지 않았다. 가구·가전·패션업체들 '쌍춘년 특수' 음력으로 입춘이 두 번 겹치는 올해 유통가는 '쌍춘년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쌍춘년에 결혼하면 좋다는 속설이 널리 퍼지면서 결혼식이 급증, 혼수관련 업계가 경기침체속에서도 때 아닌 호황을 누린 것. 12월까지도 결혼식이 줄을 이으면서 가구, 가전, 패션업체들은 비수기에도 매출이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였다. 경기침체로 최근 몇 년간 매출이 역신장했던 가구업계는 쌍춘년 결혼 특수로 혼수가구와 주방가구의 판매가 늘면서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주요 가구업체들의 혼수가구 매출이 10~30% 가량 증가했다. 또 2년 가까이 판매가 줄었던 침대 판매는 올해 들어서만 3분기 연속 판매 증가를 보였다. PDPㆍLCD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의 판매도 급증했다. 전자전문점 하이마트는 혼수가전 판매가 호조를 띄면서 올해 처음으로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섰다. 예복 판매가 늘면서 제일모직, LG패션 등의 신사복 및 정장 매출이 많게는 20% 가까이 신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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