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공급 조건부 수용 가능성【브뤼셀=연합】 미 항공기제작회사인 보잉사와 맥도널 더글러스사(MD)의 합병계획을 둘러싸고 미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유럽연합(EU)은 이들 두 회사의 합병을 조건부로 수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EU 집행위원회측은 이 문제와 관련해 보잉사가 MD사의 민간항공기 제작에 쓰일 부품의 생산권 등을 유럽 항공기 컨소시엄인 에어버스사를 비롯한 제3자에게 부여하는 형태의 타협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해 12월 처음 공표된 보잉사의 MD사 인수계획이 실현될 경우 세계 최대규모의 항공기제작 및 방위산업체가 등장하게 돼 다른 항공기메이커들이 반발해 왔다.
특히 에어버스사는 보잉사 확장에 따른 초대형 항공기 메이커의 출현으로 인해 자사의 경쟁력이 떨어져 결국 항공기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집행위측은 MD사가 제작한 여객기 등을 운항하는 항공사들이 수리와 부품조달을 위해 보잉사에 크게 의존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보잉사가 MD사와의 합병을 성사시킬 경우 기존 세계항공기시장의 84%를 장악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업계는보고 있다.
이에 따라 EU의 한 자문위원회는 집행위에 대해 이 합병을 저지하는 한편 지난 1일 이를 조건없이 승인한 미연방통상위원회(FTC)의 결정에 반대하도록 권고한 바있다. 항공 전문가들은 양측간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 이는 부품생산에 필요한 사항 등 MD의 지적재산권을 제3자에게 이전하는 형식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는데 집행위는오는 23일 이 문제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