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매출은 정체되기 시작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16개 외국인 전용 사업장의 총매출은 1조3,772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총매출 증가율은 지난 2011년 11.9%였고 이후 2013년(10.8%)까지 10%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들어 급격하게 떨어졌다.
지난해만의 특수한 경우라고 하기에는 상황이 좀 복잡하다. 국내 카지노의 최대 고객인 중국(방문자 기준 지난해 57% 차지)의 상황이 안 좋기 때문이다. 시진핑 등장 후 중국 공산당 정권의 명운을 건 강력한 반부패 정책과 함께 경기 둔화로 외국에 나와 카지노를 하는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줄고 있다. 이는 해외 카지노도 마찬가지다. 마카오의 카지노 매출은 지난해 2.6% 감소했다. 마카오의 매출 감소는 2002년 카지노 시장 개방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올해는 더 심각하다. 중국의 반부패 정책, 경기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메르스 사태의 직격탄으로 6월 이후 카지노 이용객 자체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공정공시에 따르면 국내 1위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인 파라다이스의 6월 한 달 카지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2%가 급감했다. 물론 그전에도 좋지 않았다. 메르스 사태가 일어나기 전인 1~5월의 카지노 매출도 전년 대비 8.1%가 줄어든 상황이었다. 메르스가 거의 진정되고 있지만 이 회사의 하반기 매출이 크게 회복될 것이라고 보기 힘든 이유다.
수요가 이렇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카지노 공급은 늘고 있다. 현재 계획되거나 건설 중인 카지노는 복합 리조트인 영종도의 미단시티·파라다이스, 제주도의 신화역사공원·드림타워 등으로 이를 합친 전용 영업장 면적은 3만㎡를 훌쩍 뛰어넘는다. 6월 기준 국내에서 운영 중인 16개 카지노의 총면적은 3만8,598㎡로 새 시설들이 모두 완공되는 오는 2018년 이후에는 전체 규모가 단번에 두 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현재 외국인들의 카지노 이용 추세를 감안하면 개별 영업장의 단위 매출이 급감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럼에도 카지노 공급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카지노 복합 리조트를 올해 말까지 2곳 이상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다. 투자 규모는 각각 1조원 이상이다. 현재 이를 위해 30여개 국내외 기업들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현재는 전국 지자체·기업들의 카지노 열풍이라고 할 수 있다. 카지노 거품이 분명한 상황에서 출구는 결국 우리 국민도 이용할 수 있는 '오픈 카지노'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국내 유일의 오픈 카지노인 강원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1조4,2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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