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中 서부 대개발이 주는 의미


매년 3월이 되면 중국 전역은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로 대륙이 떠들썩하다. 올해는 12차 5개년 개발계획이 확정되는 시기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10년 전부터 양회의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것이 서부대개발이다. 서부대개발은 지난 2001년 3월 전인대에서 '10차 5개년 계획'을 확정하면서 정부 정책으로 공식화했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하면서 수십 개에 달하는 대형 국가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대개발이라는 용어를 붙인 것은 서부대개발이 유일하다. 개발결과가 국가의 미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세계적으로 봐도 대규모 국토에 대한 국가개발 사례는 19세기 미국의 서부개척과 구소련의 동부 시베리아 지역 개발 두 차례뿐이다. 전자는 대성공을 거뒀고 후자는 실패했다. 2020년까지 신흥산업기지 구축 중국이 서부지역을 개발하게 된 목적에 대해서는 여러 설명이 있다. 우선 지역 간 격차를 줄인다는 것이다. 2000년 서부와 동부지역의 인단 국내총생산(GDP) 격차가 1,000달러 이상에 달했다. 다음은 서부지역의 풍부한 자원을 활용해 동부 연해지역의 발전을 지속한다는 구상이다. 서부지역에 매장된 천연가스와 석탄은 각각 중국 전체의 83%, 51%를 차지한다. 서부대개발 대형 프로젝트들이 주로 서부자원을 동부지역으로 이전하는데 초점을 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세 번째 목적은 서부지역을 개발해 주변국가로 진출한다는 것이다. 2008년 2월에 공표된 '광시북부만경제구발전규획'과 최근에 논의 중인 신장(新疆)과 서장(西藏) 지역의 발전 계획도 서부 변경지역을 대대적으로 개발해 동남아, 중앙아시아 및 서남아로 진출하려는 의도이다. 서부대개발을 추진하는 가장 근본적인 목적은 이 지역의 생태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데 있다. 서부지역은 중국 전체 국토 면적의 56%을 차지하지만 거주 인구는 24%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사막ㆍ고원 등으로 인간이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운 지역이기 때문이다. 인당 경작지 면적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서부지역의 대부분을 인간이 살기 가능한 환경으로 바꾸는 것은 국가의 미래와 직결된다. 그러나 생태환경 개선은 단기간으로는 큰 효과를 얻기 어렵기 때문에 50년이라는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한다. 지금까지 10년간의 개발결과 초기 목표는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서부의 천연가스를 동부에 수송하는 '서기동수(西氣東輸)', 서부 전력을 동부에 전송하는 '서전동송(西電東送)', 남쪽의 수자원을 북부지역에 끌어들이는 '남수북조(南水北調)', 개발 경작지를 산림으로 되돌리는 '퇴경환림(退耕還林)'등이 초기 목표를 달성하고 2기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서부대개발이 지금까지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뒀다면 향후 10년간은 이 지역의 종합경쟁력을 대폭 제고하는 기간이 될 것이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서부지역을 국가의 중요한 에너지기지ㆍ자원개발기지ㆍ장비제조기지 및 전략적 신흥산업기지로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제 서부대개발은 본격적인 개발단계에 들어섰으며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 러시가 일어나고 있다. 서부지역이 유치한 외국인 투자가 중국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5.2%에서 2009년 13.7%로 증가했다. 새로운 기회이 땅으로 활용을 그동안 우리 기업은 대중국 투자에서 동부연해 지역에만 지나치게 몰려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서부지역에 대한 투자는 금액 면에서 중국 투자전체의 1.3%에 불과하다. 서부지역에 대한 무지와 투자 리스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진출을 미뤘다는 해석이 있다. 하지만 이 지역은 이제 중국시장에서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회는 잘 활용하면 커다란 이익이 되지만 놓치면 경쟁에서 탈락한다는 재앙도 된다. 우리 기업도 이제 중국의 서부대개발을 그냥 피해만 갈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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