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위어 첫 ‘왼손잡이 그린재킷’

오거스타내셔널GC의 신(神)은 67년 마스터스 대회 역사상 `첫 3연패` 대신 `첫 왼손잡이 우승자`를 선택했다. 처음 출전한 최경주(33ㆍ슈페리어ㆍ테일러메이드)는 그린 플레이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공동15위로 선전, 내년도 자동 출전권을 확보했다. PGA투어 데뷔 5년차인 왼손잡이 캐나다 골퍼 마이크 위어(33)는 14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ㆍ7,290야드)에서 끝난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총상금 600만달러)에서 연장 접전 끝에 그린 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합계 3언더파로 이날 경기를 시작했던 위어는 보기 없이 4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 이날만 7언더파 65타를 친 린 매티스(36ㆍ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홀에서 보기를 기록, 보기 퍼트도 놓친 매티스를 눌렀다. 왼손잡이가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 4대 메이저를 통틀면 지난 63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한 봅 찰스에 이어 두 번째다. 마스터스 연장전에서 보기로 우승자가 탄생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위어는 이번 우승으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의 감격을 누렸고 봅호프클래식, 닛산오픈에 이어 시즌 3승을 기록해 타이거 우즈(미국)와 다승 동률을 이뤘다. 또 108만달러의 상금을 챙기며 시즌상금 328만6,625달러로 우즈를 제치고 상금랭킹 선두에 나섰다. 우즈는 전날 6언더파를 몰아치며 공동5위까지 올라 대회 사상 첫 3년 연속 우승의 불씨를 살려냈지만 이날 더블보기 1개와 보기 4개, 버디 3개로 3오버파 75타를 치는 바람에 합계 2오버파 290타로 공동15위까지 내려 앉았다. 최경주는 이날 버디 2개에 보기 3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치면서 우즈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최경주는 16위까지 자동 출전권을 주는 대회 규정에 따라 내년 대회에 다른 자격이 없어도 출전할 수 있게 됐다. 필 미켈슨(미국)은 이날 4타를 줄였으나 합계 5언더파 283타로 단독3위를 기록, 메이저 무관의 설움을 벗지 못했다. 단독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했던 제프 매거트는 트리플과 퀸튜플 보기(+5타) 등으로 어이없이 스코어를 잃어 공동5위까지 추락했다. 이모저모 0…이날 최대 이변은 선두로 출발한 매거트가 속절없이 무너진 것. 파4의 3번홀 그린 바로 앞 벙커에서 쳐낸 볼이 벙커 턱에 튕겨 몸에 맞는 바람에 2벌타를 받고 트리플을 기록한 것까지는 괜찮았지만 아멘코너 2번째 홀인 12번홀(파3)에서 무려 8타를 친 것은 스코어보드를 지켜보던 갤러리들의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155야드의 이 홀에서 7번 아이언 티샷을 당겨 그린 왼쪽 뒷 벙커에 볼을 빠뜨린 매거트는 벙커 샷을 그린 앞 연못에 빠뜨렸고 티잉 그라운드 앞 드롭 존까지 되돌아와 친 4번째 샷마저 연못에 빠뜨려 6온2퍼팅으로 8타를 기록했다. 0…매티스의 연장 패는 막판 집중력의 중요성을 일깨운 이변. 17번홀까지 보기 없이 무려 8타를 줄이며 합계 8언더파를 기록, 위어에 1타 앞서 가던 매티스는 마지막 홀에서 더블보기 위기를 보기로 막아 상승세를 살려냈다. 그러나 10번홀에서 펼쳐진 연장전에서 3온 한 뒤 8㎙의 오르막 파 퍼팅을 너무 과감하게 쳐 3㎙나 지나가게 했으며, 내리막 보기 퍼팅도 2㎙나 홀을 지나치게 치는 등 `생각 없이` 보일 정도로 플레이 한 것. 매티스는 파 퍼팅에 실패하자 기회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 듯 보였다. 하지만 위어도 파 퍼팅을 실패, 보기로 그린재킷을 거머쥐었다. 한 순간에 우승을 날린 매티스는 경기 후 인터뷰 룸에서 내내 눈물을 흘려 보는 이를 안타깝게 했다. 0…우즈는 이번 대회 우승 실패로 대회 사상 첫 3연패뿐 아니라 그랜드슬램의 기회도 잃었고 메이저대회 첫 역전우승 기록도 세우지 못했다. 우즈는 메이저 8승을 기록하는 동안 매번 3라운드 때 공동선두나 단독선두에 나선 뒤 우승고지를 밟았다. 0…지난 83년 이후 올해까지 20년 동안 마스터스에서는 4라운드 연속 이븐파 및 언더파의 성적이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한편 위어는 보기 없이 마지막라운드를 마친 4번째 우승자. O…한국골프장경영협회 한달삼 회장이 대회 마지막날 최경주 선수를 응원했다. 업무차 미국에 왔던 한 회장은 귀국에 앞서 오거스타 교민의 도움으로 티켓을 구입해 마스터스를 관전하게 됐다고. 마이크 위어는 누구 70년 5월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태어난 위어는 `역전의 용사`다. 이번 마스터스까지 PGA투어 통산 6승이 모두 역전승이기 때문. 이중 메이저 첫 승인 이번 대회까지 3승은 연장전에서 얻은 것이다. 주니어 시절 아이스 하키 선수 생활도 겸했던 그는 13세 때 잭 니클로스에게 `오른손잡이로 바꾸는 것이 좋겠냐`며 조언을 구하는 편지를 보내 `그냥 편한 대로 하는 것이 좋다`는 답을 받고 왼손잡이 스윙을 고수했다고 한다. 위어는 인터뷰에서 “라켓으로 치는 것은 오른손으로, 던지는 것은 왼손으로” 하는 양손 잡이라고 밝혔다. 지난 98년 퀄리파잉스쿨을 수석으로 통과 99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어에 합류해 99년 에어 캐나다오픈, 2000년 아멕스챔피언십, 2001년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한편 우승자 인터뷰에서 그는 “개인적으로 무한한 영광이며 무엇보다 보기 없이 마지막라운드를 마친 것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우승이 캐나다 골프계와 캐나다 골프 팬들에게 엄청난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거스타내셔널GC(미국 조지아주)=김진영기자 eaglek@sed.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