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반덤핑 발동요건 강화 최선"

황두연 뉴라운드협상 수석대표"우리는 전향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를 반드시 출범시켜야 하며 국가이익이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이번 뉴라운드 협상에 임하겠다." 9일부터 13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ㆍWorld Trade Organization) 각료회의에 우리나라 WTO 뉴라운드 협상단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은 7일 이같이 밝히고 "우리의 최대 관심사항인 WTO 반덤핑 규정에서 모호한 부문을 명확히 하고 발동요건을 엄격히 하는 등 개정의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비스분야를 비롯, 투자ㆍ경쟁정책, 반덤핑 협정개정 등 통상부문을 총 망라한 다자협상 체제가 될 뉴라운드, 일명 '도하라운드'의 출범은 세계통상질서의 획기적인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뉴라운드 협상단의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황 본부장을 만나 앞으로 전망과 '도하라운드' 출범에 따른 우리의 대응방안을 들어봤다. -지난 99년 시애틀 WTO 각료회의에서 뉴라운드 출범이 좌절된 경험이 있는데 이번 도하에선 뉴라운드의 출범 가능성이 높은지. ▲지난번 시애틀 회의에서 뉴라운드 출범이 좌절된 것은 회원국간 이견이 심한 상황에서 협상의제에 대한 사전조율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4차 각료선언문 초안의 내용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회원국들이 희망하는 바와 같이 각종 이슈들을 포괄적이고도 균형감 있게 다루고 있어 출범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우리는 전향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뉴라운드를 반드시 출범시켜야 한다. -농업분야 협상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끝날 경우 농민들의 집단반발에 대한 대책은. ▲농업개방은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이며 일반 공산품과 달리 비교역적 특성(NTCㆍNon-Trade Concern)을 지닌 문제다. 각료선언문에 협상 결과를 미리 예단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가서는 안되며 비교역적 관심사항(NTCㆍNon-Trade Concern)이 포함돼야 한다는 게 우리의 변함없는 입장이다. 농업부문의 자유화를 위해서는 일정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내부적인 조정과 개혁이 필요하므로 협상자체가 충분한 신축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지금부터 정부ㆍ학계ㆍ농민ㆍ언론 등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농업자유화 과정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 -뉴라운드 협상과정에서 우리나라가 그동안 누렸던 개도국 지위를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감이 적지않는데.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세계 13위이고 교역규모는 12위인 위치에 있기 때문에 개도국 지위를 계속 주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미국 등도 여러 차례의 WTO 회의에서 우리나라의 개도국 지위문제를 계속적으로 언급해 왔다. 실제 우리나라는 뉴라운드 협상에서 개도국 지위를 상실할 우려가 있다. -서비스 협상이 시작되면 경쟁력이 높은 국내산업의 경우는 유리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분야는 고전하지않겠는가. ▲서비스분야는 국내 경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산업의 중요한 섹터다. 12개 서비스분야 155개 부문에서 이미 협상이 진행중이다. 향후 공산품 수출도 중요하지만 서비스 무역도 활성화해야 한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부분이다. 국내 금융ㆍ건설ㆍ유통ㆍ통신ㆍ해운 등 5개 분야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고 이미 WTO에 협상제안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스크린쿼터 등 취약분야에 대해서는 개방속도를 조절하면서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쪽으로 협상해 나갈 것이다. 시애틀 때 처럼 국제 비정부기구(NGOㆍNon-Governmental Organization)들의 세계화와 뉴라운드 출범에 대한 강한 반대가 예상되는데. ▲NGO들의 목소리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빈익빈 부익부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세계화 조장으로 개발이 촉진되면서 발생하는 환경의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다. 하지만 이번 도하 각료회의에서는 각종 세미나 등을 통해 NGO들의 주장을 수렴할 수 있는 대화채널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뉴라운드 협상에서 우리나라의 최대 현안은 농업부문과 함께 반덤핑 규정의 개정문제다. 특히 반덤핑 개정은 미국이 강한 반대를 보이고 있는데 정부의 협상전략은 무엇인가. ▲반덤핑 규정의 경우 지금까지 모호하고 느슨한 규정 때문에 보호주의 무역의 도구로 악용돼 자유주의 무역의 걸림돌이 돼 왔다. 반덤핑 규정에서 모호한 부문을 명확히 하고 발동요건을 엄격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할 방침이다. 특히 국내 가격부분과 반덤핑 재심의 기준에 대해 명확히 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다. 그러나 일본ㆍ유럽연합(EU) 등 거의 모든 나라가 반덤핑 규정은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우리도 그 쪽과 긴밀한 공조를 취할 것이다. -중국의 WTO 가입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우리의 대응 방안은. ▲이번 도하 각료회의의 큰 의미 중 하나는 중국의 WTO 가입이다. 타이완도 가입하지만 중국이라는 거대 경제국이 WTO의 정식멤버가 된다는 것은 세계무역질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에게도 단기적으로 큰 득이 될 것이고 기회다. 반면 장기적으로 중국이 엄청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면 EU나 제3시장 등에서 우리와 경쟁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앞으로 중국과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데 통신ㆍ원자력ㆍ고속전철ㆍ항공분야 등 첨단분야와 금융ㆍ보험 등 서비스 시장에서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중국과는 단기보다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서부 대개발에 적극 참여하는 등 산업협력체제도 강화해야 하고 준비해야 한다. -세계경제질서를 재편하게 될 뉴라운드 협상을 진두지휘하는 막중한 책임을 수행해야 하는 수석 대표로서 이번 도하 각료회의에 참석하는 마음 가짐은. ▲협상에 임하면서 우리의 국익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뉴라운드 같은 다자주의를 받아들이는 것은 국익을 생각하는 것이고 세계의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경제가 선진경제(시장개방)로 가는 것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협상에서 개방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대담= 황인선 정경부 차장 김홍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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