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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12월 6일] 기억을 버리는 법

이상한 야유회(창비刊)

버리자니 좀 그런 것들을
상자 속에 넣어 높은 곳에
올려놓는다 가끔 시선이 상자에 닿는다
쳐다보고만 있자니
좀 그런 것들을
더 큰 상자에 넣어 창고 속에
밀어버린다 창고 속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모서리가 삭아내리는 것들
가끔 생각이 창고에 닿는다 고요한 어둠속에서 점차
생각조차 희박해지고
창고를 넣을 더 큰 상자가 없을때
그때 상자 속의 것들은 버려진다
나도, 자주, 그렇게 잊혀갔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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