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롯데百 입점업체 '헛장사'

높은 판매마진에 자체 사은품 비용까지 요구롯데백화점 입점업체들이 억대의 매출을 올려도 관리비, 인테리어비 등 각종 부가비용과 백화점이 요구하는 과도한 판매마진 때문에 순익은 고작 몇 백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는 기본적인 경상비용을 제외하고 36%(여성복 기준)의 높은 판매 마진, 숍마스터 인센티브, 백화점 자체행사에 협찬하는 사은품 비용에 심지어 자사 백화점 직원의 유니폼 비용까지 부담까지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백화점측이 빈번한 MD 개편에 따른 거액의 인테리어 비용을 공공연히 입점 업체들에 전가해 과다지출에 따른 채산성 악화가 심각한 실정이다. 지난달 롯데 본점에서 1억5,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 한 의류업체는 얼마 전 결산 결과 순이익이 300만원도 안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30% 할인해 판매한 기획상품이 약 4,500만원 어치, 정상판매로 약 1억500만원 가량을 팔았지만 매출액의 36%선인 5,400여만원 정도가 백화점 마진으로 나가고 숍마스터 인센티브 855만원, 부가세 85만원, 판매사원과 아르바이트생 월급으로 300만원 등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6,600여만원이 고스란히 지출됐기 때문. 또 수선비, 택배비, 제품 원가 등 각종 경상비용 외에도 백화점측이 요구하는 행사 협찬비용 등 기타비용을 제외하고 나니 실제 손에 쥔 이익은 얼마 되지 않았다. 이 업체의 사장은 "매출액의 50% 이상이 영업을 위한 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높은 수수료뿐만 아니라 백화점측이 자체 행사 비용과 광고 및 사은품 비용, 심지어 백화점 직원의 유니폼 비용까지 부담을 요구해 갈수록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이 업체는 지난 상반기 MD 개편시 백화점측이 인테리어 교체를 무리하게 요구, 계획에도 없던 5,000만원 이상의 거액을 '울며 겨자먹기'로 매장을 재단장하는데 지출했다. 그는 "한번에 평당 500만원 꼴로 총 5,000만원 내외의 거액이 필요한 매장 인테리어 비용을 감안하면 적어도 한번 공사가 2년 이상은 지속돼야 하는데 매출 결과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애매한 엄포만 놓고 있다"며 "매장 내부 인테리어는 물론 일반적인 바닥이나 천장의 개보수 공사비까지 우리가 부담해야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처사"라고 비난했다. 업계는 롯데가 국내 최대 백화점의 협력업체라는 상징적인 이점 때문에 이익은 커녕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백화점측의 무리한 판매마진과 각종 요구를 들어줄 수 밖는 실정이라고 말한다. 한 패션업체의 마케팅 팀장은 "롯데백화점의 유통정책은 이익이 적더라도 붙어 있으려는 입점 업체들의 속성을 이용하는 부동산 임대업자의 횡포와 다를 게 없다"며 "롯데가 국내 최대의 유통업체지만 우수한 협력업체들을 발굴해 육성한다는 유통철학이 없다는 게 무엇보다 큰 문제"라고 말했다. 류해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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